- 가끔 천곡동지역에 가게들을 둘러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단골처럼 자주 주인이 자주 바뀌는 가게가 있는 것입니다. 어떤 가게는 일 년에 서너 번씩 상호나 메뉴가 바뀝니다. 물론 장사가 안 되니까 그렇겠지요. 하지만 무슨 장사든 몇 년은 흘러야 단골손님도 생기고, 가게 이름도 알려지는 법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님들의 취향이나 맛에 대한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한데 그게 몇 달 만에 되어 지지 않는 법입니다. 다시 말하면 망하는 가게는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목장 사역도 같습니다.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 목자들에게 휴스톤서울교회 최영기 목사님이 당부한 원칙들에 대해 들려드렸습니다. 가정교회사역의 원칙들은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내용들입니다. “처음 가정교회 사역을 시작하는 교회들은 철저하게 휴스톤교회의 가정교회사역을 벤치마킹해라, 그리고 철저하게 매뉴얼의 원칙을 지켜라.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 나름대로 정착이 되면 그때는 조금씩 자신의 교회에 맞는 틀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가정교회사역을 하다가 실패하는 교회를 살펴보니 대체로 똑같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몇 개월도 안 돼서 자신들의 교회에 맞는 매뉴얼을 만든다고 원칙들을 바꾸거나 버리는 것이다.”
몇 원칙들의 예를 보면 “목장 모임은 식사로 시작한다, 부부가 함께 모인다. 모든 목원들에게 사역을 나눈다. 설교나 예배보다는 나눔의 시간을 더 중심에 둬라. 목장사역이나 목자의 사역의 주된 원동력은 기도이다. 목자는 답을 주려하지 말고 잘 듣고, 나눔의 질서를 바로 잡는 역할을 하라. 목장의 존재 이유는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것이다. 목장이 차면 부족해도 분가해라. 목자는 예비목자를 세우는 일에 최고의 중점을 둬라. 등등” 그런데 우리교회 목자들 중에도 제시해 드린 이런 원칙이나 매뉴얼을 자신의 목장에 맞게 고치거나 버린 분들이 있습니다.
세상에 내 것은 없습니다. 벤치마킹을 통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되면 그다음 내 것이 나오고, 그 다음에는 창의력이 나옵니다. 그리고 발전되고 성장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습관도 안 되고 내 것도 안됐는데 바꾸는 작업부터 하니 목장이 정체되거나 힘든 것입니다. 그리고 힘은 드는데 성장은 안 되니 슬럼프가 오고 떠나고 싶은 것입니다. 진리가 아닌 한 원칙은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습관이 되고 내 것이 될 때까지는 목장의 원칙과 매뉴얼을 소중하게 여기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