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거나 약점이 있거나(2)(2014-3-16)

by 관리자 posted Mar 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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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거나 약점이 있거나(2)

                     

- 최영기 목사(가정사역원원장)

 

사도 바울은 강점도 많았지만 약점도 컸던 것 같습니다. 성격이 강해서 남과 쉽게 부딪혔습니다. 외모도 별 품 없었고(갈 4:13-14), 말도 유창하지 못했습니다(고후11:6). ‘몸의 가시’라고 부를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점도 안고 있었습니다(고후 12:7).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사역을 할 수 없는 사람이기에 하나님께서 불러서 사용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도라면 내면적인 죄와의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로마서 7장에 묘사되어 있는 죄와의 처절한 싸움을, 어떤 주석가들은 크리스천의 구원받기 전의 상태를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글의 흐름을 보아도 그렇고 내용을 보아도 그렇고, 구원받은 후의 상태를 그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사도 바울은 여기에서 자신의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죄와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계명을 지키려 했을 때 어김없이 맛보는 패배감. 오로지 성령님께 의존했을 때만 승리할 수 있는 죄와의 싸움. 그랬기 때문에 사도 바울을 겸손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신을 죄인 중이 괴수라고 부르기도 하고(딤전 1:15), 자신은 자신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갈 2:20).

사도 바울은 자신이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약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사용할 수 있으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고(고후 12:9) 세상적으로 볼 때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을 배설물처럼 여긴다고 고백했습니다(빌 3:8).

많은 크리스천 리더가 죄에 넘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사용하셨는데,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루고 나면 자신이 유능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다가 잠재해 있던 약점들이 들어나면서 무너져 버립니다. 솔로몬 왕이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약하기 때문에 주님께서 사용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왜 저처럼 그릇이 크지 못하고, 부패한 인격을 가진 사람을 쓰십니까?”라는 기도는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타락된 본성이, 언제 머리를 들고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길들인 맹수를 안고 사는 것 같은 조마조마함을 갖고 삽니다. 한 순간이라도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으면 제 삶과 사역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위기감을 안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