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형식
- 아래의 글은 서울휴스톤교회 이수관 목사의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정명섭 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곳은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에서도 차로 30-40분정도 거리의 외각으로 떨어진 곳입니다. 수도 마푸토도 아직 많이 가난하지만 외각은 더 할 나위가 없습니다. 큰 길까지는 버스가 다니지만 거기서 집까지는 보통 3-4Km는 걸어야 합니다. 그 길은 도로포장이 안 되어 있어서 흙먼지가 날리고 동네 안은 깊은 모랫길로 되어 있어서 해변에서 걷는 것처럼 한걸음 한걸음이 힘겹습니다.
그런 곳에서 주일 아침에 교회를 오려면 집이 가까운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2-3Km는 기본으로 걸어야 할 거고, 40도에 육박한 더운 여름 뜨거운 모래밭을 걸어오면 발이 엉망이 되고, 몸은 땀으로 젖을 것입니다. 게다가 에어컨도 없는 슬레이트 지붕의 교회 건물에서 2시간 이상 예배를 드리고 나면 다들 땀으로 범벅이 됩니다. 그런데도 거의 예외 없이 예쁘게 치장을 하고 교회에 옵니다. 주일을 위해서 아껴두었던 옷을 입고, 성경책을 들고 행복한 모습으로 교회를 오는 그들이 얼마나 덥고 불편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식’ 이라는 책의 저자 마르바 던도 그런 얘기를 합니다. 본인이 어리고 가난하던 시절 그에게는 항상 주일에 입는 특별한 드레스가 한 벌 있었는데, 다른 날에 입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답니다. 그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그 때 우리 집이 가난 했던 것을 결코 한스러워하지 않는다. 돈이 많았다면 이 중요한 교훈을 결코 얻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중략...하나님께 경의를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예쁘게 보이려고 토요일 밤에 드레스를 준비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 주일 아침은 하나님의 임재가 깊이 느껴졌다. 나는 아주 어릴 때에도 거칠고 시끄러운 바깥 놀이가 이 거룩한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겉모양보다 속모양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또 겉치레가 위선적인 자세를 만든다는 이유로 우리에게 있던 형식을 버려 왔습니다. 또 일상의 삶이 중요하지 주일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예배를 정성으로 드리려는 마음마저도 버려온 것이 아닌지, 그리고 그런 생각들로 인해 오히려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을 방해하는 어려운 시대를 만든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