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세 살, 미친 네 살
- 조선일보 발췌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건 옛말. 요즘 엄마들은 이구동성 '미운 세 살' 심지어는 '미친 네 살'이란다. 하긴 미국 아이들도 'Terrible Two(끔찍한 두 살)'라는 별명이 있다고 하니, 말 안 듣는 아이들 이야기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닌가 보다.
말 잘 듣게 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명령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 "지금 나가야 하니 신발 신어"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 나가야 하는데 운동화 신을까, 샌들 신을까?"라고 묻는 식이다. 두 가지 상황 중에 고르게 하면 아이가 자기 스스로 선택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도 있고 바로 행동에 옮기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갈래, 안 나갈래?" 이런 식으로 물어봤다가 "나 안 나갈래" 해버리면 꽝.
또 한 가지는 시간적 여유를 둬 아이의 행동을 준비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게임 그만하고 밥 먹자"라는 말을 하고 싶을 때, 밥 먹기 15분 전부터 경고성 멘트를 던진다. "15분 뒤에는 밥을 먹어야 하니 게임을 빨리 끝내자." 그러나 10분 뒤에 가보면 아이는 십중팔구 게임에 계속 빠져 있다. "5분밖에 안 남았는데 어쩌지? 이제 컴퓨터를 끄자"라고 말하면 이때는 "엄마, 이번 게임만 하고 내가 끌게요"라는 식으로 아이가 협상안을 제시할 것이다. 두어 번의 협상이 오고 가면 아이는 의외로 순순히 엄마 말을 따르게 되고, 엄마는 큰소리 안내면서 정해둔 시간 안에 아이를 식탁에 앉힐 수 있다. 이때 엄마가 초조해하거나 짜증을 내는 느낌을 보이지 말고 둘이 정한 약속을 준수하는 단순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다. 일단 먼저 '천사처럼 말 잘 듣는 아이'로 내 아이를 대하는 것. 언젠가는 부모님 말을 잘 들을 거라는 믿음정도가 아니라, 이미 그런 아이가 된 것처럼 대하는 게 중요하다. 그 믿음이 아이에게 전해지면 아이는 부모가 생각하는 바로 그런 아이처럼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애는 너무 말을 안 들어" "왜 이렇게 버릇없이 떼를 쓰니?"라고 말하지 말고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오늘은 기분이 좀 안 좋니?"라고 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