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리더십
일반적으로 선교단체는 그 단체의 성격에 따라 대개 동일한 수준의 제자훈련을 시킵니다. 따라서 훈련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단체를 떠나게 되는 마음 아픈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교회는 모든 수준의 사람을 맞아들입니다. 따라서 모든 성도를 동일하게 훈련을 시키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제자훈련의 강도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나 저는 “교회 안에는 이 두 가지 일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한 가정을 생각해 보아도 그렇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는 ‘종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자녀들을 잘 섬깁니다. 자녀들이 어릴수록 섬기는 리더십을 많이 발휘하게 됩니다. 갓난아이들에게서는 무엇을 바라기보다는 거의 모든 일들을 종으로서 섬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스스로의 역할을 해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때에는 그 아이를 맡은 부모로서 ‘청지기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학교를 다니게 되면 이 역할이 더욱 많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가방을 준비하고 학교 숙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마찬가지로 영적으로 어느 정도 성장한 사람을 대할 때에는 종으로서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청지기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히브리서 5:13-14는 영적으로 어린 사람과 장성한 사람을 구별하여 묘사하고 있습니다. “젖을 먹고서 사는 이는 아직 어린아이이므로, 올바른 가르침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단단한 음식물은 장성한 사람들의 것입니다. 그들은 경험으로 선과 악을 분별하는 세련된 지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종으로서의 리더십’과 ‘청지기로서의 리더십’ 모두를 발휘해야 할 리더십이 ‘목자로서의 리더십’입니다. 사람들의 영적 상태에 따라 사랑하고 가르치며 돌보는 역할입니다. 사람들이 처한 상황이나 영적인 상태에 따라 세 가지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사람들을 주님의 말씀 위에 견고하게 세워주고 은혜 안에서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훈련을 시켜 주님의 강한 일꾼으로 세워나갈 것인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수용하여 교회 안에서 품어주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각 사람의 상황이나 영적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대하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각종 십일조는 드렸지만 정의와 자비와 신의와 같은 율법의 더 중요한 요소들을 버린 것을 꾸중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하신 말씀은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였습니다. 새번역은 “그것들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했지만, 이것들도 마땅히 행해야 했다.”고 번역했습니다. 주님의 강한 일꾼으로 제자훈련하는 일과 연약한 사람들도 맞아들여 교회 안에 거하도록 하는 일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하며,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일어나야 합니다. 단지 각 사람의 상황이나 영적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해야 하는 일입니다.
- 가정교회한국가사원장 이경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