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방회 소속 교회의 집사안수를 받는 분들을 대상으로 “교회론”에 관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집사님들에게 집사회의의 목적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아무도 대답지 못했습니다. 새해에 일할 집사님들이 세워지면 목장사역은 목자들을 중심으로, 교회행정은 집사님들을 중심으로 사역을 분담하고, 목자들이 자신의 사역지가 분명한 것처럼 집사님들의 사역도 분명히 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전에 집사의 역할과 목적에 대해 바르게 인식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집사라는 단어의 본래의 뜻은 “청소하는 자”, 혹은 “시중드는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집사는 작게는 교회의 궂은일들을 감당하는 사람이요, 성도들의 시중을 드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좀 더 넓은 의미에서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집사회의는 집사 개개인의 뜻을 묻는 모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묻기 위함이요, 그 뜻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기도하는 모임입니다.
휴스톤 서울교회는 서리집사라는(서리집사는 한국교회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제도임) 제도가 없습니다. 안수집사(서리집사와 구별을 위해 한국교회가 만든 명칭)라는 명칭도 사실은 없습니다. 그냥 집사라고 부르고 모임은 집사회의입니다. 집사회의에서 생긴 일화가 있습니다. 한번은 회의 중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의견이 분분하던 중 한분이 “이것이 죽사(죽고 사는 문제)인가요? 아니라면 담임목사님께 맡기시지요?”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웃으면서 논의를 중단했다고 들었습니다. 영혼구원 같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것을 가지고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또 한 번은 하나님의 뜻을 묻기 위해 각자의 생각을 말씀하라고 하자 한 분이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이번 주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유구무언입니다.” 역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휴스톤교회의 집사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섬김의 직분자들은 같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 뜻을 이루어 드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