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만난 시험의 정체
이스라엘의 사막이라 일컫는 광야는 바람이 만든 모래결과 굴곡진 지평선이 한 폭의 그림을 빚어내는 아라비아 사막이나 요르단 사막과는 매우 다릅니다. 그저 거칠고 단조로운 땅입니다. 말 그대로 삭막함 그대로입니다. 예수님은 이곳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시며, 기도하셨고, 금식이 끝난 후 이곳에서 세 가지 악마의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광야의 예수께서 만난 악한 영의 정체가 뭘까요. 정말 삼지창처럼 생긴 꼬리와 박쥐처럼 생긴 날개를 달고서 짐승처럼 날아다니는 악마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광야는 피해야 할 장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광야로 가야 하는 걸까요? 광야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그 답을 알려주십니다. 다름 아닌 ‘내 안의 악마’입니다. 즉 내 안의 욕망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악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악마가 ‘나의 뜻’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그 욕망으로 인해 우리의 기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가 아니라, “아버지 뜻대로 마시고 제 뜻대로 하소서”라고 자꾸만 기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식음을 전폐하며 떼를 쓰고 기도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것을 어떻게 허무는지 우리에게 일러주셨습니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말입니다. 주님은 악한 영을 향해 명하셨습니다. “하나님, 그분만을 섬겨라.” 그리고 이 말씀과 함께 광야의 악마가 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내 안에서 욕망의 씨앗이 자라날 텃밭을 빼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하나님, 그분만을 섬기는 게 뭘까요? 주일을 지키고, 십일조 헌금을 하고, 교회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게, 하나님 그분만을 섬기는 걸까요? 그렇게 충성을 다하는 게, 하나님 그분만을 섬기는 걸까요? 답은 따로 있습니다. 나를 섬기지 말고, 하나님을 섬기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내 뜻을 따르지 말고, 하나님 뜻을 따르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주님은 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말고 하나님 뜻이 무엇인지 물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하나님 뜻을 따르는 사이에 내 안의 악마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과 비로소 하나가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닮고, 성장한다는 말은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