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구호, 선교지 건축후원
우리 교회가 고수하는 원칙 가운데 하나가 목회자를 비롯해서 성도님들의 헌금 내역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여러분들이 얼마의 헌금을 하고 있는지, 십일조 생활을 하는지 안 하는지 하는 것을 제가 잘 알지 못하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매주 헌금통계에 제가 사인을 합니다. 하지만 지출사항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이지 성도들의 헌금항목은 제가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헌금을 관리하는 제정부는 입이 무겁기로 소문이 난분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원칙으로 만든 이유는 일단 담임목사가 누가 헌금을 많이 내는지를 안다면 자기도 모르게 그 분에 대한 편애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또 반대로 믿음이 있다고 하는 분이 십일조를 안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나도 모르게 ‘십일조도 안 하면서…’ 하는, 무시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 교회에 예전부터 있어온 불문율 같은 것입니다. 이것은 목회자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입니다. 어떤 사람이 헌금을 많이 낸다는 것을 성도들이 알게 되면 성도들은 그들 나름대로 그 분 앞에서 저자세가 될 수 있고, 또 반대로 헌금을 많이 하는 분은 본인도 모르게 교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들 것입니다. 문제가 많은 교회를 보면 한 분이 교회를 지을 때 큰 헌금을 했던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헌금의 내역은 내는 사람도 하나님께 드렸으므로 내고 나면 잊어야 할 일이고, 다른 사람도 알려고 해서는 안 될 일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율적으로 헌금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성도님들은 참 헌금에 후합니다. 그리고 아끼고 아껴서 선교지를 섬기는 사역에도 후합니다. 우리 교회는 3년이라는 긴 팬데믹 기간을 지날 동안에도 재정의 어려움이 전혀 없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예배에 제약이 생길 때도 많았고, 성도들 역시 경제적인 어려움들이 있었을 텐데 전에 비해 오히려 약간의 재정수입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팬데믹 기간 중에도 다른 교회나 선교지를 돕는 일에 적극적일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작년에는 예년에 두 배 이상의 선교비를 지출했습니다. 지난주에도 기꺼이 지진구호 헌금과 선교지 건축헌금에 동참해 주셔서 두 지역에 후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이 헌금에 이렇듯 아낌이 없는 이유는 첫 번째는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느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날 구원해 주시고, 우리 가정을 이끌어 주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진정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확신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헌신을 반드시 갚아 주시고 마태복음 6:33절의 약속을 이루시는 분이라는 확신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