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불만 있나요?
2023년 한 해의 마지막 예배입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목사님께서는 하나님께 섭섭한 점이 정말 없으신지? 그렇지 않고 감사하시다면, 어떻게 그렇게 감사한 마음이 되는지. 솔직히 궁금합니다.”
정직하게 이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았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섭섭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는가?” 결론은 어린 시절, 잠시 제 부모님이 너무 가난에 쪼들려서 하고 싶은 공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누리지 못한 한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없다!”입니다.
왜 제게는 불만이나 원망이 없을까? 복을 권리로 생각하지 않고 은혜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누리는 것을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진 것을 잃거나 더 갖지 못할 때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소유한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이미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여 지금 누리는 것을, 잃는다해도 본래 제 것이 아니었기에 원망할 이유가 아닙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나 섭섭함이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내 환경이 좀 더 나았었으면.”, “내 성품이 좀 달랐었으면.”, 나에 대한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내놓고 보니 하나님께서는 불만스러웠던 요인들을 다 선으로 바꾸어주셨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깊은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고, 술을 좋아하셨던 아버지에 대한 경험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더 감격하게 해주었고, 썩 행복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이 남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었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나는 집중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품게 했습니다.
불만족스러웠던 성품도 선으로 바꾸어주셨습니다. 즉시 사태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단점 때문에 미리미리 계획하는 사람이 되어버렸고, 쌀쌀맞은 성격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리더라는 평을 듣게 했습니다. 예, 그래서 저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나 섭섭함이 전연 없습니다. 올 한해만도 그렇습니다. 지나고 보니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대부분의 기도가 응답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하나님의 자비로 살았고, 앞으로도 하나님의 자비에 붙들려 살 것입니다. 내가 잘 살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가 그렇게 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비하심에 맡기면 행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