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심의 이유
시편 42편 말씀을 묵상하다가 제 마음에 결론을 내린 것이 있습니다. “내가(사람이) 낙심하는 이유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은 것 때문이다.” 원수의 압제와 대적자들의 비방으로 영혼이 낙심되고 불안하지만,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여전히 찬송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공격이 나를 힘들게 하더라도 그것이 나를 낙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스스로 낙담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바울과 실라는 감옥에 갇혀서도 하나님께 찬미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자 굴에 던져졌던 다니엘,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노예 생활을 하고 주인 여자의 모함으로 감옥에 갇혀 있었던 요셉도 스스로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종교개혁자인 마르틴 루터가 일이 뜻대로 안 되어 몹시 상심하고 낙심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루터의 아내가 상복을 입고 루터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루터가 의아한 얼굴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돌아가셨소?”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하나님이 돌아가셨습니다.” 루터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하는 것이오?”하고 물었습니다. 아내가 다시 대답했습니다. “하나님이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당신이 그토록 기가 죽어 있을 수 있겠어요?”
50~70년대의 한국 가정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우리 집도 절에 다니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무당을 부르고 몇 대 조상까지 제사를 지내던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문화에서 제가 예수님을 믿으니 집안에 난리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님은 호적을 빼가라 하시고 어머님은 짐을 싸서 집을 나가라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낙심하기는커녕 외우고 있던 디모데후서 3:12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핍박을 받으리라.”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가 보다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훗날 정작 제자훈련이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낙심이 되고, 전도했는데, 주님을 영접하지 않고 끝이 나면 실망이 되곤 했습니다. 기도했는데 응답이 되지 않거나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낙심하면서 미래를 걱정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기도를 응답해 주시는 것은 주님의 몫입니다. 기도하는 것까지가, 나의 몫입니다. 우리가 전도한 사람이 주님을 영접하는 것은 주님의 몫이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전도했으면, 전도를 받은 그가 믿든 말든 성공한 것입니다. 기도한 대로 응답이 되지 않아도, 기도했으면 성공한 것입니다. 열심히 심고 성실하게 물을 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지만 자라나게 하시는 것은 주님의 몫이라 했습니다. 목회, 목장의 상황, 내 자녀의 모습, 무슨 일이든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아도 낙망하고 절망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돌아가시지 않았습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 있다(사 40:8)."
- 한국가사원장 이경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