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야 깨닫는 것들

by 동부중앙교회 posted Oct 0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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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야 깨닫는 것들

 

  공동체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런데 선물을 받는 그 순간에는 그 가치를 다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장을 담그던 날에는 짜고 맵기만 하지만 해를 넘기며 익었을 때는 깊은 맛을 내듯이.. 철없던 어린 시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다가 막상 부모의 품을 떠나 살다 보니 귀찮기만 했던 부모님의 잔소리도 사랑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낮 설은 이민자 땅에서 손발이 되어 준 분들, 그때는 깨닫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서 보니 너무 고마운 선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구원도 그렇습니다. 구원은 하나님의 선물이지만, 예수님을 영접한 그날 그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다 알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우리는 내가 받은 구원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알게 됩니다.

 

 내가 속한 공동체가 선물이라는 사실도 대부분 시간이 지나야 보입니다. 그때는 불평하던 목장 식구가 세월이 흐른 뒤에야 목장이, 그리고 목자 목녀의 섬김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고백합니다. 나를 가장 불편하게 했던 그 사람이 사실은 나를 다듬어 자라게 해 준 사람이었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됩니다. 발을 씻기시려는 주님을 한사코 사양하던 베드로에게 주님은 "내가 하는 일을 지금은 네가 알지 못하나,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요 13:7).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때는 몰랐다가 나중에야 깨닫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가정교회로 개척하여 첫 목장을 시작했을 때, 불교신자요 무당에게 점을 보러 다니는 VIP 부부를 섬길 때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부부가 목자가 되었고, 마침내 초원지기로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제 눈에는 늘 부족한 모습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본인들도 자신들의 부족함을 고백하며 목자도 초원지기도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어했습니다.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도록 붙들고 격려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돌아보니, 그분들은 제 목회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한참 시간이 지나서 였습니다.

 

 얼마 전 그 목자님이 급성 혈액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한 달 안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급히 항암 치료를 시작했고, 신실한 싱글 목자인 아들의 골수를 이식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식 후 큰 심장쇼크로 심장이 멎었습니다. 모두가 이제 마지막이라며 절망했지만 의료진이 포기하지 않고 40분간 CPR(심폐소생술)을 이어 간 끝에, 기적처럼 다시 숨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긴 시간의 심정지로 심장과 신장이 손상되었고, 뇌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멈춰 있던 골수 생착이 시작되었고, 손상되었던 모든 장기가 하나씩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가 심방을 간다고 하자 각종 의료 장치를 매달고 눈도 못뜨고, 말도 못하는 상황에서 목녀가 물었다고 합니다. "목자 계속 할 거야?" 아직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목자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목자를 계속 하겠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함께 해왔던 목자님들 그리고 목사님이 보고 싶다고 했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늘 부족하게만 보였던 그 목자가 죽음의 문턱 앞에서 고백은 큰 감동과 함께 이분이 하나님의 선물이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씀은 공동체 안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그 보석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은 거친 돌덩이처럼 보여도, 하나님은 그들을 다듬어 가셔서 마지막 날 각기 다른 보석으로 빛나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 대양주가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