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안식년

by 동부중앙교회 posted Dec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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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안식년

 

 

    담임목사의 안식년은 6년간 사역 후 7년째 되는 해에 취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내년이 안식년을 취하게 됩니다. 다만 1년간의 시간을 다 취하는 것은 여건 상 어렵고, 짧게 3개월의 안식월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제가 담임목사로서 안식년의 절실한 필요를 느낀 것은 1994년 지금의 예배당을 건축하고 난 이후였습니다. 송정동에 있던 예배당이 도로에 편입되어 부득불 예배당 이전이 필요했고, 당시 도로편입으로 인해 보상받은 돈은 지금의 예배당 대지 구입을 겨우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40여명의 성도들이 헌금해 주신 몇 천 만원이 전부여서 1억 가까운 은행 빚을 지고 건축을 해야 했습니다. 건축이 진행될 때는 몰랐는데 건축이 끝나고 빚에 시달리면서 몸과 마음 모두가 지칠 대로 지치고, 목회가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목회를 끝내야 되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적인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견뎌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교회와 후임을 위해서라도 제도적으로 전통이 만들어져야 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의 안식년을 취했고, 이제 세 번째 안식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직 연수 일정을 통보받지 못해 자세한 일정은 말할 수 없지만 첫 한 달은 교회에 머물며 건강회복을 위해 운동과 독서, 다음 한 달은 연수와 여행, 그리고 마지막 한 달은 선교지방문과 지역가정교회 예배에 참여하는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담임목사는 영원히 솟는 샘이 아닙니다. 쓰면 고갈되고, 때로는 침체에 빠지기고 하고, 육체휴식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육체적 피곤은 며칠간 푹 쉬면되겠지만 영적고갈이나 침체는 쉽게 채워지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조금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직회의 때, 저의 안식년 이야기가 나오면서 목자들도 안식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사실 잘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3, 4년에 한 번 목자들도 1-3개월 씩 안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예비목자가 잘 준비되어야 가능합니다. 몇 달간 안식할 동안 목장 사역을 대신 맡아줄 예비목자만 준비된다면 목자도 안식을 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 기회에 다른 목장에 참여해 보기도 하고, 다른 초원모임에 참석함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도 하고, 고갈된 영성을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예비목자도 훈련을 받을 좋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목자에게 성공적인 목회란? 앞으로 대행목자로 사역할 좋은 예비목자를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목장사역의 본질이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것이라면 예비목자는 목자의 제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