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하는 사람들
아주 오래전 한국 분당 샘물 교회 청년들이 아프간을 방문했다가 탈레반에게 피랍되어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이 청년들은 이 교회에서 파송 받은 의사 가족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봉변을 당하였습니다. 이때 신문, 방송과 sns등에서 이들을 매도하는 댓글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왜 정부에서 가지 말라고 했는데 갔느냐, 타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왜 기독교를 강요하느냐 등등.
이런 글을 읽으면서 분노를 느꼈습니다. 피랍된 청년들은 가난한 민족을 위해 봉사하기 위하여 갔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과연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웃이나 이방 민족을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 않으면서, 이들을 도우러 간 것을 마치 큰 죄나 지은 것처럼 매도하는 글을 읽으며 마음에 분노가 끓어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선행을 비난할 때에도 마음이 썩 좋지 않지만, 선행을 칭찬할 때에도 저는 마음이 불편합니다. 가끔 인터넷 신문에 미담의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사람들, 구멍가게를 해서 모은 거금을 장학금으로 쾌척하는 사람들,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서 표창받은 사람들...., 이런 기사가 나면 칭찬하는 댓글이 많이 달립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칭찬하는 댓글을 올리는 사람들 가운데 자신도 기사의 주인공처럼 살아야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떤 염세 철학자가, 도덕이나 윤리란 가진 사람이 못 가진 사람을 통제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수단이라고 정의를 했습니다. 부자가 청빈을 칭찬하고, 독재자들이 충성을 강조하고, 기득권자들이 질서를 주장하고, 범죄자들이 개인의 권리를 외치는 것을 볼 때에 이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섬김을 말하는 대신에 섬김의 삶을 사는 목자 목녀들, 성경적인 교회를 말하는 대신에 성경적인 교회를 세워보려고 노력하는 가정교회 목회자들이 너무나도 귀합니다.
- 최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