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함에 대하여
‘바나 리서치’라는 기독교 여론 조사 단체가 있습니다. 이들이 매년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하는데 늘 빼놓지 않는 것은 ‘목회자에게 바라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매년 그 질문에 대한 답의 정상을 차지하는 단어가 ‘인테그리티(Integrity)’입니다. Integrity에 정확한 우리 단어는 없습니다. 다만, 정직성, 투명성, 도덕성, 온전함을 모두 포함한다고 보면 됩니다.
바나 리서치는 ‘목회자는 Integrity에서 신뢰를 잃으면 안 된다.’라고 했고 했는데, 그 말을 가만히 생각해 보니 뭔가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나 자신을 가리고 꾸며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듯해서 썩 좋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정직하고 투명하고 도덕적이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은 맞지만 이게 참 쉬운 일이 아님은 목회자도 그저 부족한 사람일 뿐인데 어떻게 이 모든 것에 실망스럽지 않을 만큼 덕을 갖출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런 사람이 되기를 소원하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목회자를 너무 높은 잣대로 바라보면 목회자는 점점 더 자신을 치장하고 숨기려 들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나 리서치는 Integrity를 얘기하면서 ‘설교는 반드시 자신이 지키고 있는 것을 얘기하고, 동시에 말한 것은 지켜야 한다.’ 하고 토를 달았습니다. 이 부분도 생각해 볼 부분입니다. 설교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 회중에서 하시는 말씀을 대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하라 또는 하지 말라고 하신 그대로 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설교를 하면서 그렇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지키지 못하는 것이니 말하지 말아야 하는가? 아닙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내가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도 여전히 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설교자 자신도 설교를 듣고 회개하고 다짐하고 결단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Integrity를 위한 또 하나의 중요성은 행동의 일관성이라고 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관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점도 참 어렵습니다. 우리는 인격에 여기저기 구멍이 난 존재들이어서 정말 안 그럴 것, 같은 사람도 어떤 순간에는 그 사람답지 않은 행동이 나오는 것을 봅니다. 그건 성숙한 신앙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이 실망을 하고 ‘그럼 그렇지!’ 하며, 돌아서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 한 가지를 가지고 그 사람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어떤 부분에 부족한 것이 보이지만 존경스러운 면이 더 많은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분도 여전히 그 구멍을 메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지도자에게 Integrity는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봅니다. 소자를 실족하게 하지 말라고 하셨으니(마18:6), 주님 앞에 설 때까지 사람들이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삶을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 휴스톤 서울교회 목회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