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정을 어떻게 알고

설교 후 가끔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어쩌면 그렇게 내 사정을 훤히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설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목자님에게 ‘목자님이 내 얘기를 목사님께 가서 한 것인가?’하고 묻는 분들이 있다는 것인데, 전혀 아닙니다. 또 어떤 분들은 혹시 목자님들이 쓰는 목회 일기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목회일기는 그런 식으로 목장에 있는 일의 디테일을 얘기하는 보고서가 아닙니다. 목회일기는 말 그대로 목자님들이 목회를 하는 본인의 마음을 돌아보고 기도하는 용도로 적는 것이므로 그렇게 활용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영적인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첫 번째는 아마도 우리의 일상이 비슷하고, 우리의 고민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대부분 제가 VIP였을 때를 생각하고, 또 제가 목자로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얘기하는데, 우리 대부분이 VIP일 때와 신앙이 자라가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을 겪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 얘기처럼 들리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설교가 어느 정도는 예언적이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예언이라는 말의 원래 의미는 ‘장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설교를 위해서 기도할 때 내가 준비하는 말씀이 누군가 필요한 분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되기를 소원하며 기도하는데 그 기도의 응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에는 훌륭한 설교자가 많습니다. 특별히 한국이 우리보다 15시간이 빠르니 제가 한국의 훌륭한 설교자들의 설교를 들어보고 그중에 하나를 붙잡고 설교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제가 설교를 준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회중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말씀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원하면서 준비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설교 시간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설교 시간을 이용해서 교회의 앞으로의 계획을 얘기하거나, 정책을 설명하거나, 방향을 제시하고 광고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등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은 설교의 본질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런 모든 것은 목회자 코너를 통해서 설명하고 대신 설교는 원래의 취지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말씀은 성경이 쓰여지던 그 당시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이지만, 동시에 똑같은 구절을 통해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것을 발견해서 전하는 것이 설교의 목적이고, 그것이 집중하려고 노력하니까 하나님께서 응답하셔서 우리 각 사람에게 설교를 통해서 말씀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내 얘기 같다고 느낄 때는 ‘나를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구나’ 하고 생각하시고 더욱더 집중하시기를 바랍니다.
-국제가사원장 이수관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