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성을 위로하라

저는 미국으로 오기 전, 한국에서 발달지체를 가진 특수 영유아를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교회의 이 사역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장애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과 공유했던 그들의 삶의 무게는 제 마음에 아픔이었고, 사랑하는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끝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저의 한계를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던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사랑부와 영유아유치부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하나님이 제게 주셨던 말씀은 이사야 40장 1절 말씀이었습니다. “너희는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
하나님은 제게 맡기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앞서 그들과 가족들을 위로하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감히 어떻게 그들의 삶의 고단함을 나누고 위로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는 저에게 하나님은 저를 위로하시는 여러 손길을 통해서 그 방법을 먼저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는 사역을 하면서 성도님들께 정말 특별한 사랑과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몸이 아플 때 모든 성도님들은 아픈 제 상황을 이해해 주시고 함께 눈물 흘려주셨습니다. 때로 제가 일이 더딜 때, 바빠서 그렇지, 하시며 제 입장에서 제 형편을 헤아려 주셨습니다. 그것이 제게 한없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위로는 특별한 기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별히 가장 가까운 가족, 자녀들에게 더욱 그렇습니다. 자녀들이 힘들어할 때 그 아이의 마음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고치려고, 해결하려고, 바꿔보려고 애쓰지 말고 그 마음을 읽어주고 작고 어린 마음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또 하나 위로는 한결같은 따뜻함에서 전해집니다. 교회에서 저와 마주칠 때마다 인사와 함께 무언가를 제 손에 쥐여주는 한 자매님이 계십니다. 초콜릿 한 개든 귤 한 개든 있는 것을 전해주시기도 하고, 때로 제가 배가 아팠다고 하면 한국에서 가지고 온 소화제라며 일부러 찾아와 주고 가시기도 합니다. 그러기를 벌써 4, 5년은 된 것 같습니다. 때로 제가 마음에 안 들 때도 있으셨을 텐데도 자매님은 어김없이, 빠짐없이 그렇게 해주셨습니다. 하루는 제가 마음이 무척 곤고한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그 자매님은 제게 삶은 계란 하나를 손에 꼭 쥐여주셨습니다. 주일 아침 교회로 오며 갓 구워오신 듯한 따뜻한 계란을 손에 쥐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곤고했던 마음이 위로와 생명을 얻게 되었었습니다. 제 상황도 형편도 알지 못했지만, 한결같이 섬겨주신 위로가 마음이 힘들었던 그날, 제가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되어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위로가 필요한 존재입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섬김을 흘려보내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휴스톤 서울교회 하영원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