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고통절?

by 담임목사 posted Feb 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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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작고하고 없는 제 바로 위 형님은 기독교신앙이 없었을 때에도 한국의 제사의식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성격도 적극적이어서 그런 자신의 생각을 부모님에게 강력히 피력했습니다. 제사문제에 대해 강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형님 덕에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된 신앙생활에서 예배 참석문제나 대학입학문제로 인한 갈등은 있었어도 제사문제로 부모님이나 형제들과 갈등이 없었습니다.

 믿지 않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설 명절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고통절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사 문제로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사를 드리지 않아도 인정해주는 가족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믿지 않는 가족들은 조상도 존중하지 않는 무례한 것들이라고 비아냥거림을 대거나 왕따를 시킵니다. 심지어 직접적인 핍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살아가는 것이 힘든 이 때 가장 가까이에서 힘이 되어 줘야 할 가족이 오히려 적이 되어 공격하면 참담함과 고독함을 느끼게 되고, 행여 가족들로부터 떨어져 외톨이가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운 마음에 그만 굴복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사 문제 때문에 핍박을 받고, 심적으로 부담되고 힘들어도 자신의 신앙 양심으로는 절대로 하나님 아닌 다른 신(조상귀신)에게는 제사를 드릴 수 없다는 굳은 믿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한국의 제사는 조상귀신을 섬기는 신앙적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다른 가족들이 제사를 잘 드릴 수 있도록 제사 음식을 만들고 준비하는 일에는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제사 음식을 만드는 것과 제사에 참여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성경 말씀처럼 제사를 드린 음식 자체에는 아무런 효험이 없습니다.(고전 8:4)

 제사 음식을 만드는 일 자체가 신앙적 행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믿지 않는 가족들이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일을 열심히 도와줌으로 믿음을 핑계로 일도 안하는 것들이라는 분노와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타협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나의 신앙을 지키고 의를 내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지 않는 가족들의 삶과 선택 역시 이해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분들도 언젠가 우리를 이해하고 인정할 것이고, 더 나아가 전도의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이번 설 명절에는 믿지 않는 가족들에게 분명한 믿음은 보여주되, 섬기고 사랑하는 모습을 통해 조롱과 핍박이 변하여 인정과 존경으로 바뀌는 성령의 역사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설 명절을 맞이하여 반전의 드라마를 쓰시는 하나님의 축복이 성도님들에게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