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녀의 긴 순교

by 동부중앙교회 posted Jun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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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녀의 긴 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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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한국교회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때, 그 성장의 한가운데에는 열심 있는 여 성도들의 무서운 헌신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교회 성장이 멈추어져 있는 지금의 상황의 가장 큰 원인은 어쩌면 이 놀라운 헌신의 주역들인 여 성도들을 세상의 바쁨에 다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고, 또한 현대교회가 그들의 열정어린 헌신을 활용할 줄 모르기 때문이고, 사역자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역할을 빼앗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교회가 될 수밖에 없는 명확한 이유 중 하나는 목녀들의 열정과 헌신의 능력을 잘 이해하고 그들을 다시 사역의 핵심자리로 회복시켰기 때문입니다. 통계적으로도 목녀의 섬세하고도 열정적인 목양이 70-80%를 차지하는 목장은 든든히 서가고 성공적으로 운영되는데 반해서 목녀가 사역의 견인차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목장은 침체에 침체를 거듭하는 것을 봅니다. 따라서 가정교회 성공의 키가 목녀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해인 씨가 쓴 수녀라는 시 일부분이 생각이 납니다.

 

    누구의 아내도 아니면서/ 누구의 엄마도 아니면서/ 사랑하는 일에 목숨을 건 여인아/ 그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부끄러운 조바심을/ 평생의 혹처럼 안고 사는 여인아 여인아/ 표백된 빨래를 널다/ 앞치마에 가득 하늘을 안고/ 혼자서 들꽃처럼 웃어보는 여인아/때로는 고독의 소금 광주리 머리에 이고/ 맨발로 흰모래 밭을 뛰어가는 여인아 누가 뭐래도 가던 길을 멈추지 말아라/ 사랑 외엔 아무것도 생각지 말아라(후략)

 

    하지만 가정교회에서 목녀는, 누군가의 아내이면서/ 누군가의 엄마이면서/ 그리고 누군가의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남편과 자녀의 뒷바라지는 물론이고 때론 가정의 생계를 위해서 생활전선에서 억척같이 뛰어다녀야 하는 여인입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가정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교회의 사역과 목장의 목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숙명처럼 떠안은 사명자로 살아가는 여인입니다. 그러나 어쩌다 한 영혼이 구원될 때면 지나간 숱한 날의 고통들과 마음 졸이며 고뇌했던 일들을 하얗게 잊어버리는 특별하게 지음 받은 여인입니다. 당신들이 없는 가정교회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부디 건강하소서! 부디 행복하소서! 목녀! 하늘 상이 큰 여인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조근호 목사(가정교회 한국가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