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싫어하는 사람들 (2016. 09. 18)

by 관리자 posted Sep 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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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싫어하는 사람들

 오래 전 미국에 있는 한 도시, 제법 큰 교회 창립 목사가 은퇴하고, 젊은 목사가 후임으로 부임했습니다. 이 젊은 목사는 2년간 치밀하게 전환을 준비하고 가정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출범 후 얼마 안 있어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섬김과 희생을 주저하는 교인들도 문제였지만, 막후에서 장로들을 부추겨 가정교회에 제동을 거는 원로 목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교회에 초청을 받아 제가 부흥집회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부흥집회 마지막 날 주일, 설교하기 위해 단위에 서니까 맨 앞자리에 앉아있는 원로 목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원로 목사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설교를 했지만 원로 목사가 저에게 의외의 말을 하였습니다. “최 목사님은 왜 강단에서 거짓말을 합니까?” 

  어안이 벙벙해서 나중에 후임 목사에게 물어보니, 내가 설교 중에 후임 목사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말한 것 때문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나는 젊은 목사를 세미나에서 처음 만났고, 집회를 인도하기 전에는 집회 초청 관계로 이메일을 두세 번 주고받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원로 목사는, 후임 목사가 자신의 말을 안 듣는 이유가 제가 뒤에서 사주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은혜로운 설교를 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은혜가 되지 않는구나! 아무리 성실하게 사역을 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인정받을 수 없구나! 이를 계기로,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게 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열심히 설교하고, 좀 더 성실히 사역하고, 좀 더 섬겨 주면,  나를 좋아해주고 인정해 주리라는 기대를 접기로 하였습니다. 오해가 생기는 경우에도 한 번은 설명은 하지만 그 이상은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싫은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무슨 설명을 해도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심을 하고 나니까, 얼마나 마음이 가볍고 자유로운지!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화를 내더라도, 죄를 짓는 데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십시오. 해가 지도록 노여움을 품고 있지 마십시오. 악마에게 틈을 주지 마십시오(엡 4:26-27).” 밉거나 싫은 사람이 있을 때 악마에게 이용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감정을 무시하고 사역에 초점을 맞추니까, 신기하게도 싫었던 감정이 점점 사라지고 얼마 안 있어 싫었던 사람이 귀한 동역자로 느껴지는 경험을 종종 합니다.

               - 국제가정교회 사역원장 최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