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비와 사례비

by 담임목사 posted Apr 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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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고비와 사례비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수고비는 노동의 대가입니다. 그래서 노동의 강도를 계산해서 지급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사례비는 받은 은혜에 대하여 마음으로 예를 갖춰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자신의 형편과 감사한 마음만큼 표현됩니다.

 한 여인이 옥합(향유를 담은 그릇)을 깨트려 주님에 발에 부어드린 사건이 있습니다. 주님의 발에 쏟아 부은 향유의 가격은 적어도 삼백 데나리온(한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 값, 한화로 약 1500만원의 가치)이었습니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 이 여인의 행동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기꺼이 여인의 옥합을 받으셨습니다.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의 표현임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목회하면서 많은 분들의 장례와 결혼주례를 서게 됩니다. 예식이 끝나면 대부분 가족이나 결혼한 부부가 찾아와 인사를 합니다. 가난하고 힘들어서 와이셔츠 한 벌 사오는 분들도 있고, 분에 넘치는 사례를 해 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요는 태도입니다. 안 믿는 가족들인데도 그 태도에서 진심으로 표현하는 감사와 예를 느끼기도 하고, 성도임에도 표현은 사례이지만 그 속에 들어가 보면 담임목사의 수고를 노동으로 계산해서 자신의 가정사에 일처리를 해준 대가를 지급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목사에게 주는 생활비를 수고비나 월급이라 하지 않고 사례비라고 하는 이유도 수고의 대가라기 보다는 성도들의 감사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창립기념주일 오후에 다섯 분의 권사와 한분의 안수집사 임직식이 있습니다. 교회의 인준을 받기 전 대상자들에게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예식에 들어가는 행사비용이 얼마이며 이 부분은 임직 자들이 책임을 져 주시면 좋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 대신 행사비를 제외한 그 어떤 부분에서도 임직 자들에게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선택하고 표현하기 바라기 때문입니다. 종종 임직식 때문에 교회 안에 갈등이 생기고, 임직 자들이 시험에 들기도 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시험의 원인이 무엇일까요? 돈의 액수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임직의 대가라고 생각하면 단돈 만원도 아까운 법이고, 부족하고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자신을 충성 되이 여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습니다! 라고 생각하면 몇 천 만원 아니라 몇 억이라도 시험에 들 이유가 없습니다. 임직의 대가를 요구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지만 임직자 자신도 감사와 은혜에 대한 마음에서 시작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시험은 환경에 있지 않고 마음에 있습니다. 그래서 성도는 은혜에 매여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