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의 기도(삶)

by 동부중앙교회 posted Apr 16,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려놓음의 기도()

 

 

다운로드 (4).jpg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11:11~13)

 

   아무리 악한 사람도 자식에게는 잘합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 자신과 자식을 하나로 보기 때문입니다. 성부와 성자가 둘이 아닌 것처럼 하나님도 우리를 그렇게 봅니다. 그래서 생선을 청하면 생선을 주지 뱀을 주지 않습니다. 달걀을 청하면 달걀을 주지 독을 품은 전갈을 주지 않습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그런데 이 메시지 앞에 머무는 바 없이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제가 자주 말씀드린 것처럼 요청과 간구는 우리의 몫이지만 응답의 방법과 시간()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몫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로 머무는 바 없음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할 때 예수님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있었습니다. 제자들을 데리고 얼른 달아나면 예루살렘을 벗어날 수도 있었고, 십자가 죽음을 면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피로에 절어 곯아떨어진 제자들을 뒤로한 채 홀로 엎드려 기도하셨습니다. “가능하면 이 잔이 저를 비껴가게 하소서.” 예수님은 죽음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자신을 비껴가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의 뜻에 접착제를 바르거나 거기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그렇게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면 자식이 대입 수능 시험을 치를 때는 어떡해야 하나. 어떻게 기도해야 하나요? 자식의 수능 시험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온갖 파도들. 높고 낮은 파도들, 크고 작은 파도들 앞에서 우리는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는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할까요? 어떻게 기도해야 문이 열릴까요?

 

   먼저 나의 기도에 손가락을 대봐야 합니다. 끈적끈적한 접착제가 묻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대학 입시에 절대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합격해야 합니다. 떨어지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꼭 합격하게 해주세요.” 이것은 접착제가 묻어 있는 집착의 기도입니다. 대신 주님, 저희 아이가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을 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두려움 없이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이의 시험을 위해 제가 지혜롭게 뒷바라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저의 집착이나 욕심으로 인해 아이에게 심적인 부담을 주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아이와 제가 삶의 파도를 받아들이듯, 시험 결과가 어떠하든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