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 지난주 본문에(마 28:5-10) 보면,여인들이 예수님의 빈 무덤에서 천사를 만났습니다.천사는 왜 빈 무덤에서 예수님을 찾느냐고 하면서 제자들에게 가서 예수님은 살아나셨고, 갈릴리로 가셨으니 그곳에서 뵐 것이라고 전하라고 합니다. 여인들이 천사의 말을 전하고자 제자들에게 달려가는데, 이번에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기쁨과 두려움이 겹쳐 있는 여인들에게 주님은“평안하냐?” 하시며, 갈릴리로 가실 것이니 제자들에게 가서 그곳에서 만날 것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 예수님은 왜 갈릴리에서제자들과 만나고자 하셨을까요? 갈릴리는 제자들의 고향이고, 이곳에서 어부로 살았고, 이곳에 여전히 가족과 친척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예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갈릴리에서 가까운 나사렛에서 성장하셨고, 거의 3년 가까이 제자들과 함께 사역하신 곳이 갈릴리입니다. 주님은 이곳 갈릴리서 제자들에게 다시 사명을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지상명령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서 복음의 시작은 내 삶의 터전, 내 가족, 내 믿음의 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되고, 여기에서 내 믿음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 지난주 복음은 내 삶의 현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내 삶의 현장은 일터와 가정이라는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복음은 일터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고, 내 믿음도 일터와 가정 이 두 축에서 인정받아야 합니다.
- 두레마을을 설립했던 김진홍 목사님의 자서전 ‘황무지가 장미꽃같이’에서, 자신이 두레마을 공동체 설립을 꿈꾸게 되었던 일화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청년 시절 신학교를 중퇴하고 한 철공소에 입사를 했습니다. 철공소 사장은 교회 장로로서 여러 곳에 교회를 세우고, 헌금도 많이 하는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교계에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철공소 직원들은 한결같이 ”예수 쟁이는 신물이 난다.”라고 했습니다. 견디다 못해 퇴사를 결정한 한 원은 “자식새끼 낳아 예배당 보내면 내가 개새끼다.”라고 까지 했습니다. 알고 보니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보다 10%는 임금이 작았고, 작업시간은 1시간이나 길었습니다. 더욱 힘든 것은 아침 예배인데, 이 시간이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으니 30분을 더 일찍 출근해야 했습니다. 그러니 엄밀히 따지면 임금은 10% 작고, 노동시간은 1시간 30분이나 긴 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김진홍 목사님이 노조를 만들어서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싶었는데, 경영진의 협박과 테러 끝에 결국 강제퇴직을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이는 진짜 그리스도인이 된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마음만 뜨거워서 복음을 전하다 보면, 오히려 안 전하느니만 못한 꼴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의 마음이 뜨거운 것을 오히려 경계하시고, 16년간이나 긴 시간, 고향의 가족과 친척, 마을 사람들에게 인간 바울이 아닌 신앙인 바울로서 인정받기까지 기다리게 하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된 말씀입니다. 천주교회는 신부님들만이 성직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신부님이 없으면 예배가 안 되고, 교회공동체로서 인정이 안 되고, 공소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런데 베드로 사도는 구원받은 모든 성도는 다 거룩한 성직자로서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모든 성도는 신부님이 없어도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고, 성도가 모이면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도가 하는 모든 일들은 거룩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도의 삶은 하나하나 조심스럽고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운 것입니다.
- 예수 믿기 전에 직업은 내 욕망을 성취하는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예수 믿고 나서는 주님의 뜻을 성취하는 도구이고, 통로입니다. 그러니 성도는 어떤 직업을 가지든 하나님 앞에서 성직을 수행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먼저입니다. 그다음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