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간 복음은 내 삶의 현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또한 내 믿음 역시 내 삶의 현장에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내 삶의 현장이 어디인가? 일터와 가정이라는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복음은 일터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고, 내 믿음도 일터와 가정 이 두 축에서 인정받아야 합니다.
- 두레마을을 설립했던 김진홍 목사님의 자서전 ‘황무지가 장미꽃같이’에서, 자신이 두레마을 공동체 설립을 꿈꾸게 되었던 일화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청년 시절 신학교를 중퇴하고 한 철공소에 입사를 했습니다. 철공소 사장은 교회 장로로서 여러 곳에 교회를 세우고, 헌금도 많이 하는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교계에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철공소 직원들은 한결같이 ”예수 쟁이는 신물이 난다.”라고 했습니다. 견디다 못해 퇴사를 결정한 한 원은 “자식새끼 낳아 예배당 보내면 내가 개새끼다.”라고 까지 했습니다. 알고 보니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보다 10%는 임금이 작았고, 작업시간은 1시간이나 길었습니다. 더욱 힘든 것은 아침 예배인데, 이 시간이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으니 30분을 더 일찍 출근해야 했습니다. 그러니 엄밀히 따지면 임금은 10% 작고, 노동시간은 1시간 30분이나 긴 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김진홍 목사님이 노조를 만들어서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싶었는데, 경영진의 협박과 테러 끝에 결국 강제퇴직을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본문의 말씀에서 베드로는, “모든 성도는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했습니다.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된 말씀입니다. 여기에서 “만인제사장”이란 말이 나왔습니다.천주교회는 신부님들만이 성직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신부님이 없으면 예배가 안 되고, 교회공동체로서 인정이 안 되고, 공소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런데 베드로 사도는 구원받은 모든 성도는 다 거룩한 성직자로서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모든 성도는 신부님이 없어도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고, 성도가 모이면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도가 하는 모든 일들은 거룩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도의 삶은 하나하나 조심스럽고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운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독교 안에 목사만이 성직자라는 개념이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이 삶의 현장에서 자신이 성직자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삽니다.
* 성도는 어떤 직업을 가지든 하나님 앞에서 성직을 수행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내 직업이 선생님이다. 하면 교단에서 내 지식을 통해 아이들에게 진리를 일깨워주는 성직자가 되는 것이고, 헤어디자이너다 그러면 자신의 미용 기술을 통해, 음식점 대표다 그러면 음식을 통해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 많은 성도들이 성공하기를 원하고, 최고이기를 원합니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아주 믿음이 좋아 보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가 성공하거나 최고가 되었다고 해서 영광을 받으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돈이나 우리의 성공이나 최고가 필요 없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미 모든 것의 주인이시고, 최고이신데 우리가 무엇을 드린들 하나님께 유익이 되겠습니까? 다 거짓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빌미 삼아 내가 성공하고 싶고, 최고가 되고 싶으니 하는 말입니다. 그래 놓고, 자신이 원하는 기도가 응답 되지 않고, 성공이나 최고가 실패하면, 내가 하나님께 이토록 정성을 기울여 헌신하고, 섬겼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애썼는데, 나에게 이러시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하고 따집니다.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성공이나 최고를 요구하신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분명 우리에게 영원을 사모하라고 하셨고, 실패하고 손해를 보고, 힘들어도 진리를 따르고, 순종하라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성공하고, 최고가 되고, 이런 것에서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라 실패든 성공이든 나의 모든 인생은 하나님께 달려 있고, 나는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은혜로 말미암아 산다. 이렇게 고백할 때 영광을 받으십니다. 영광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도케오”혹은 ‘독사’라고 하는데, ‘찬양한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성도는 경제 논리에 의해 성패가 판가름 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경제 논리는 성공하면 성공이고, 실패하면 실패입니다. 여기에 빠지니까 성공하고, 최고가 되기 위해 온갖 불법과 권모, 술수를 부리며 사는 것입니다. 성도의 궁극적인 성공과 최고의 삶은 세상에서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과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성직을 신실하게 완수하고 영원을 준비하며 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