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얏 가정(페루자, 다미르) 지난 12월의 편지에 하시얏이 남편으로 부터 쫒겨났다고 전해 드렸지요. 전에 남편과 살던 집 근처에 하시얏의 남동생이 살고 있는데 그에게 집이 두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중 한채를 하시얏에게 주었지요. 거의 창고처럼 사용되던 그 단칸방 집을 고생스럽게 수리하고 청소하여 지금은 꽤 아늑한 집을 만들어 두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남편과 함께 살지 않기 때문에 공동체의 주일 모임과 화요 기도회 등 행사들이 있을 때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먹고 살 문제가 남아 있지요. 이전에 유일한 수입원은 남편이 벌어온 돈이 었는데 지금은 그것 마저도 없습니다. 하시얏이 남편과 함께 살지 않는다고 남편과의 모든 관계가 정리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시얏의 남편이 사촌 오빠이기 때문입니다. 어릴때 부터 함께 자라온 친족이라 따로 산다고 해서 앞으로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더욱이 위구르 사회에서는 일가 친척이 모두 한 지역에 모여 살며 친족의 결속력이 아주 단단합니다. 얼마전에도 하시얏 남편 야콥잔의 생일이 있었는데 남편이기 이전에 친척 오빠였기에 하시얏과 그 두 아이들이 참 어려워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하시얏이 좋은 일자리를 찾도록 기도해 주세요. 공동체 봉사도 하면서도 일할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생겨 나도록, 남편으로 부터의 독립으로 인해 심령이 상한 하시얏과 두 아이(페루자, 다미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특별히 친족들과의 관계상 어려움에서 주님이 보호하시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밀과 그의 친구들 이야기 얼마전 라밀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라밀의 초대로 그의 집을 방문하였지요. 이곳에서는 아주 어릴 때 부터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끼리 거의 평생을 함께 친구로 관계를 하는 현지말로 '콤파니'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한번 친구의 그룹이 되면 평생을 함께 친구로서 가장 가깝게 지내지요. 라밀의 콤파니는 약 9명정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에 그 아이들을 모두 소개 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여러 종족이 한데 어울어져 평생의 친구로 지낼것을 서로 정하고 각각의 삶의 모든 부분들을 함께 보내는 것이 참 귀해 보였습니다. 이곳에 온지 1년 반만에 처음 라밀의 가장 친한 친구들 모두를 만나 볼 시간이 된 것은 저로서는 참 뜻깊은 사건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며 교제하는 가운데 마음에 "이 아이들이 라밀을 통해, 또 우리를 통해 복음을 들을 아이들이구나."라는 감동이 올라 왔습니다. 이곳에서 청년들에게 영향을 끼칠 부르심이 저에게 있기에 한명한명 얼마나 귀하게 다가오든지요. 이 친구들도 저를 맘에 들어 했는지 자신들의 콤파니에 초청하기도 하더군요^^
장차! 이 아이들이 진리의 복음을 듣고 거듭날 수 있도록, 라밀이 주님의 사람으로 서서 이들 그룹의 선지자와 같은 사람이 되도록, 또한 제가 이 아이들과 꾸준히 좋은 관계를 가져 선한 영향력들을 끼치며 복음을 소개 할 기회들을 삶 가운데 계속해서 주시기를 기도해 주세요.
릴리아스 저희 사역팀장 릴리아스 선생님이 1월 20일에서 2월 7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있는 사역학 박사과정 마지막 수업을 위해 떠났습니다. 날씨 온도가 -20도를 웃도는 강추위인데 해외에서 강건히, 잘 공부 마치고 돌아오도록 기도해 주세요. 특별히 사역지를 떠나 개인의 성장을 위해 떠난 여행이기에 좋은 시간들, 쉼을 누리는 시간들이 되어 지도록 기도해 주세요.
샤틀릭 공동체 - 의원과 같은 공동체 몇주전 예배를 드리는데 느낀 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찬양때부터 성령의 임재가 강하게 느껴지는 예배였지요. 성령의 감동 가운데 모든 예배가 끝난 후 여느때와 같이 기도가 필요한 자들이 여러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기도받고 있었습니다. 몸이 아픈사람, 여러가지 어려움과 상처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나와 치료와 치유의 기도를 받고 있었지요.
그때 제 눈에 들어온 사람이 '마리암'이었습니다. 그때 마리암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는데 그 안에 주님의 권위가 있음을 느꼈지요. 이전에 마리암에게는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마리암이 아주 큰 사람처럼 느껴지며 그 안에 주님의 권위가 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감정과 자신의 것으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강한 권위가 그녀에게 임하여져 있음을 보고 참 놀랍다 생각했습니다.
곧 기도가 끝나고 교회 2층으로 올라 갔는데 아이누라(봇따, 비네라의 언니)가 있었지요. 아이누라는 남편과의 관계로 많은 상처와 불안감에 휩쌓여 있었습니다. 곧 마리암이 그 아이누라를 안아 주더군요. 그리고 아이누라의 고통과 상처에 참예하여 같이 울어주며 기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 신기 했습니다. 이런 모습 역시 마리암에게 그동안 없었던 것이었기 때문이지요. 우리 주 예수님께서 이땅에서 온전한 권위와 사랑으로 사람들을 치유하시며 사역하셨는데 마리암이 아까는 권위로 치유기도를 하더니 지금은 사랑으로 자매를 품고 울어주는 것을 보며 참 놀라워 했습니다.
그리고 곧 사역자 모임이 있었지요. 각각의 문제들을 나누고 기도하고 서로 품어주는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마리암이 이번엔 상처받은 자로서 기도받아야 하는 자로서 나아오는 것 이었습니다.. 아까는 권위 있는 자로 사랑있는 자로 마치 예수님처럼 사람들을 치유하고 품는 사람으로 있었는데 지금은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하는 자로, 상처입은자로 나와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마리암을 우리는 함께 공감하며 격려하고 기도해 주었습니다.
이것들을 보며 참 이 샤틀릭 공동체가 놀랍게 성장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상처입은 치유자' 라는 책 제목이 생각 나더군요. 이전에 유대 지도자 들이 죄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예수님을 보고 항의 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 주님이 말씀하셨자나요? "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느니라." 이 말씀이 생각 나면서 우리 샤틀릭 공동체가 예수님이 하셨던 사역을 하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감사하지요^^
누릭 - 부르심
12월 중순 일주일간 중국 신장 우루무치에 다녀왔습니다. 여름 한족과 위민족의 유혈사태로 인해 도시 전체가 참혹한 분위기로 덮여 있었습니다. 무장 결찰, 군인들이 도시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이 더욱 이러한 분위기를 연출해 냈지요. 바로 옆집 살던 한족과 위민족 이웃이 하루 아침에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가 되어 버린 비극이 이번 여름 유혈 사태였습니다. 현지 사역자의 말에 의하면 집에 있어도 밤만 되면 그 어디에선가 비명소리가 들렸으며,사람죽는 모습도 여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족과 위족의 골이 깊은 관계로 유혈사태 끝난 12월에도 여전히 서로간의 깊은 상처와 분노로 얼룩져 있었지요. 한 우루무치 안이 세 지역으로 분활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족과 위족의 공용지역, 한족만 있는 지역, 위족만 있는 지역으로요. 이를테면 위족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한족이 들어가면 안되는 것이었지요. 양 종족의 극한 분노로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었을 테니까요.
릴리아스 팀장님과 함께 위 민족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들어 갔습니다. 거리를 걷는데 많은 위구르인들이 우리의 생김새가 중국인들과 비슷하기에 오해를 하고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더군요. 어딜가든 이목이 집중 되는 것 같았고 위화감이 생성되는 듯 했습니다. 한번은 작은 슈퍼에 들러 무엇인가를 사려고 했는데 그 안에 스텝들이 다들 냉대를 하며 쫒아 내려 하고 이런곳에 무슨 의도로 왔느냐며 따져들었습니다. 우리가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말해도 처음엔 잘 믿지 않았지요.
이렇게 이틀간 위구르지역을 돌며 땅밟기 기도를 하였습니다.
이 지역을 도는데 참 가슴이 아파 왔습니다. 그런데 좀더 특별한 무엇인가가 나를 아프게 하였지요. 저는 지금껏 살면서 주님이 나에게 말씀하실때 어떻게 임하셨는지 그 '느낌'을 잘 압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구해 왔던 분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주님이 자신의 인생에 무엇인가 큰 틀을 조정하시거나 새롭게 인도하실 때 느끼는 것, 단순히 예배를 드리다가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과는 다른, 부르심과, 초대로서의 느끼는 '느낌', '감정'같은 것이 있지요. 주님이 제 삶에 큰 틀과 길을 보이실 때만 주시는 그 느낌을 이 이틀간 거리를 다니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주님. 내 인생에 주님이 큰 틀을 조정하실때 ,또 새길을 내실 때만 느겼던 그 특별한 감정이 지금 내 안에 있네요. 주님이 무엇인가 말씀 하고 싶으신 것이지요? 주님이 지금 내 인생에 무엇인가를 말씀하고 계신것이지요? 그것이 위구르 민족에 대한 것인것도 제가 알것 같아요."
주님이 저를 위민족 사역자로 초대하고 계신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카작으로 올 때에는 위민족에 대한 부르심으로 온 것은 아니었지요. 샤틀릭 공동체에 대한 부르심으로 온 것이었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대부분이 위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위민족 교회라는 점을 볼 때 그간 공동체뿐 아니라 위민족에 대한 부르심을 사모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주님이 그 때에 날 위민족 사역자로 부르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이틀간 계속해서 심장이 빨리 뛰고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위민족만 생각해도 가슴이 아파왔지요.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나에게는 더 확실한 부르심과 내가 내 자신에게도, 주님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위민족에게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해도 마음에 부끄럽지 않은 '확실한 증거'가 필요 했지요.
그래서 주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주님이 지금 나를 위민족 사역자로 부르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민족을 생각할때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주님이 나를 위민족 사역자로 부르셨다는 확실한 증표를 주십시요. 그 전에는 제가 만족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날 저녁 이 이야기를 릴리아스 팀장님께 나눴습니다. 여러가지를 조언해 주었지요. 믿음의 분량대로, 주님이 주신 만큼만 순종하고 믿고 나아가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다음날 아침 릴리아스의 조언대로 주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주님. 저는 확실한 증거를 원했지만 이것이 후에 사람들에게 들어낼 내 '의'가 될까 두렵습니다. 주님이 지금까지 주신 대로 내가 그 믿어지는 대로 순종하고 살겠습니다."
중국에서 카작으로 떠나는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공동체에 있다가 우루무치로 온 두분의 브라질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교제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지요.
마지막 우리가 함께 기도제목을 나누며 기도하는데 주님이 저에게 한가지 이미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주님의 심장이 빨간 하트로 이미지화 되어서 보였습니다. 그 심장 안에는 세계 수많은 민족들에 대한 주님의 사랑과 관심으로 가득차 있었지요. 그중 한쪽 구석에 위구르 민족에 대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너무 고통스러워 하셨지요. 그 주님의 고통으로 인하여 그 위구르민족에 대한 부분이 마치 유리처럼 깨졌습니다. 그 깨어진 주님 심장의 -위구르 민족에 대한-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지요. 그리고 그 파편들은 여러 사람들의 심장을 파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한 파편이 제 심장에 찔러 들어왔지요.
주님이 제 심장에 주님의 심장 파편- 위구르 민족에 대한-을 심어 주셨습니다. 위민족을 생각 할 때 가슴이 아파왔던 이유를 그때 깨닷게 되었지요. 저는 이제 "위민족을 향한 고통으로 인해 깨어진 주님의 심장"을 가지고 살게 되었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주님의 새 부르심에 감사했고 주님의 고통으로의 초대에 가슴 아팟습니다.
저는 이제 말할 수 있지요. 위구르 사역자 박병진 이라구요..
주님을 사모하는 자마다 주님의 특별한 계획과 부르심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 기도 편지를 받는 많은 분들이 인생에 있어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살아 가고 있음을 압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제 인생에 특별한 초대를 받은 것에 대해, 축복과 격려와 기도를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후원하고 동역해 주시는 저 박병진이, 주님의 고통에 온전히 참예하여 영혼들로 인해 슬퍼하고 기뻐하는 영혼을 살리는 사역자로 계속해서 성장하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매번 관심과 기도, 후원등으로 동역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주님의 일에 참예하는 여러분들의 수고에 주님이 복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돌아오십시오. 주의 은혜와 사랑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