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예의라는 언어로
- 지난 8월에 휴스톤서울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한 이수관 목사가 서울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한지는 10여년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부사역자이며, 동시에 후임자로 훈련받는 목사로서 매주 다른 누구보다 훨씬 더 많이 담임목사였던 최영기 목사님을 만나야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듣기로는 이수관목사가 담임목사님을 사무실에서 뵙고 나올 때마다 한 번도 자신의 뒷모습을 담임목사에게 보이지 않고 뒷걸음쳐서 나왔다고 합니다. 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담임목사님보다 먼저 퇴근한 적이 없다 들었습니다.
두 분 다 미국시민권자로서 한국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최영기 목사님의 인품으로 보건대 이수관 목사에게 그런 예의를 요구했을 리 만무입니다. 오히려 그런 태도를 불편해 하실 만큼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대하는 편입니다. 그러면 지금이 이조시대도 아니고 이수관 목사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궁금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수관 목사 역시 누구에게 아부하는 성격이 아니라 강직한 분이기에 마음에 없는 행동을 할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칼럼을 통해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사랑은 예절이라는 언어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13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시기 전 제자들의 발을 친히 씻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자리를 하시며, 벗어놓으셨던 겉옷을 다시 입으시고 자리에 앉으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비록 제자들 앞이라 할지라도 주님은 제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예의 갖추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21장을 보면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주님의 부활을 목격하고도 다시 갈릴리로 돌아와 물고기를 잡습니다. 그런 제자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주님께서 친히 저들을 찾아오시는 장면이 있습니다. 밤새도록 그물을 내렸으나 고기 잡기에 실패한 제자들에게 주님은 배 오른편으로 그물을 내리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러자 그물에 고기가 가득하게 잡혔고, 그때서야 누군가 명을 내리신분이 주님이심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때 놀란 베드로가 급하게 배에서 물로 뛰어 내렸습니다. 아마도 주님을 빨리 만나려는 급한 생각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다급한 상황에서도 베드로가 한 행동이 있었습니다. 벗고 있었던 겉옷을 입는 것이었습니다. 벗은 몸으로 주님을 뵈올 수 없다고 생각한 연고입니다.
성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에서 예절이라는 언어를 통해 진심이 나타나야 합니다. 성도들과 성도들 사이에서도 사랑하는 믿음의 가족이지만 서로 예의로 대해야 합니다. 교회의 사역자들은 담임목사에 대해 존경과 사랑이 말과 태도에 예의로 담겨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