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의 목장
가정교회로 전환이 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목장의 평균 구성원의 숫자가 작아지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다들 분가를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자를 만드는 목장사역의 꽃은 분가라는 것을 알고 있고, 또 목자가 되어야 진정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가 후 어떤 식으로든지 식구가 다시 채워지지 못하고, 거기에 기존식구가 전근이라도 해서 목장을 떠나는 일이 생기면 목장의 식구는 아주 적어집니다. 그렇다고 목자직을 내려 놓치는 않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목장들이 목자 가정을 포함해서 두 가정, 또는 목자 가정만 남는 경우가 생깁니다. 목자 가정은 어떤 식으로든지 한 가정을 전도하기 위해서 VIP를 찾게 되고 그러다가 한 가정을 만나면 그 가정에 모든 애정을 쏟아서 섬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전도하는 것이 쉽지가 않고, 또 이런 방법으로 제자를 만들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정교회 전도는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고 목장 식구들이 함께 하는 것이기에 목장 가족 가운데 70%는 믿음이 탄탄한 식구들이 있을 때 기존 식구들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으면서 쉽게 전도가 됩니다.
또한 목자든 목장 식구이든 한 가정이 다른 VIP 한 가정을 집중적으로 섬길 경우, 상대방은 관심이 나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느끼게 되고, 그러면 그 집중이 부담으로 다가 오고, 의도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이러지? 전도하려고 이러지? 하는 오해가 생깁니다. 따라서 VIP들이 우리의 관심이 오해 없이 잘 전달되려면 VIP를 향한 일방적인 관심보다는 목장식구들 간의 가족 같은 사랑의 분위기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관심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일단은 목장 식구들끼리 화목한 분위기가 먼저 입니다. 그래서 목장 식구들이 서로 간에 누리는 사랑이 있고 그 속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VIP를 향한 관심이 배어나올 때 그 사랑은 의심 없이 받아들여집니다. 이렇게 목장의 이런 역동성을 이해하고 정비해 나가는 것이 팬데믹 이후를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목자들이 주도적으로 목장의 분위기가 잘 잡힐 수 있도록 당분간 합동 목장을 한다든지 등의 방법을 사용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목장 식구가 적은 두개 내지 세 개의 목장이 당분간 합치는 것입니다. 이때 목자직을 내려놓지는 않지만 합쳐있는 동안에는 한 분이 실질적인 목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연합된 목장의 분위기를 만든 후에 전도를 해서 VIP가 정착을 하고 독립해도 되겠다고 생각이 될 때 분가하듯이 연합에서 빠져 나오는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 하든지 목자의 부르심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는 살리면서, 목장의 분위기를 화목한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이 전면적인 대면 목장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가정교회국제가사원장 이수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