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가세요
요즘은 많은 교회가 주일예배 후 식사하는 것이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정교회는 밥에 대한 의미가 남다릅니다. 그래서 목장 모임이 시작되기 전 먼저 밥을 먹습니다. 시간상 목장 나눔에 참여하기 어려울 때는 밥이라도 먹고 가라고 권면합니다. 아니 강권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식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식구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식구(食口)는 밥식 자에 입구입니다. 함께 밥을 먹는 입이라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옛날처럼 굶주리거나 밥 먹을 곳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가족들도 일주일에 함께 밥 먹는 시간이 몇 번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족은 밥상에서 가족의 큰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주님도 제자들과 밥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식사 자리가 가는 것도, 즐거워하셨습니다. 주님의 많은 교훈과 말씀들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요즘은 매주 주일 애찬 준비하지 못합니다. 격주로 준비하는데, 팬데믹을 거치며, 밥하는 것이 익숙지 않기도 하고 몇 년간 성도들의 이동이 많아지면서 목장 가족들이 적어진 까닭도 있습니다. 어쨌든 조금씩 회복하는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상태에서 애찬을 준비하는데, 그냥 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주 특별한 일이 있거나 특별한 선약이 있지 않는 한 식사에 참여하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성도의 밥상은 천국 잔치로의 초청이기도 하고 그림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도의 밥상에 VIP를 초청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행복과 기쁨을 밥상에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써 준비하고 마련했는데, 음식이 남거나 식사 자리가 비어 있으면, 마음이 상합니다. 그분들은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우리가 만든 음식이 맛이 없나? 이러저러한 생각이 듭니다.
요즘 세상은 이기주의가 팽배합니다. 그래서 참견하는 것도. 싫고 참견받는 것도 싫어합니다. 도와주는 것도 싫고, 도움받는 것도 싫습니다. 하지만 성도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도와주고, 도움도 받으며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힘들고, 어렵게 만든 음식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음식을 만들거나 설거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특별히 목자 목녀는 목원들을 격려해서 식사 자리에 참여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우리는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