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역할 분담
- 하나님께서는 제가 목자 감이 못 되어서 저를 목사로 삼으신 모양입니다. 하지만 목자 목녀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탄하고,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죄책감을 느꼈던 것은 아닙니다. 목회자와 성도 간에 섬기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약교회나 초대교회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이 구분은 4세기에 콘스탄티누스 로마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에, 가정교회가 폐지되고 건물 중심의 교회가 교회의 전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제국적인 시스템이 교회 안에 도입되어 생겨진 결과입니다. 그러나 신약 교회에 성도와 목회자들 사이에 신분의 구별이 없었다고 해서, 사역의 구별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엡 4:11-12를 보면, 사도 바울은 말씀 사역자의 사역과 성도들의 사역에 분명한 구별을 두고 있습니다.
11절에 등장하는 사도, 예언자, 복음 전하는 자, 목사와 교사는 현대 상황에서는 신학 교육을 받고 안수 받은 말씀 사역자, 즉 목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말씀 사역자의 사역은 성도들을 온전케 하는 것이고, 성도들의 사역은 목양을 하고 그리스도의 몸(교회)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회자와 평신도는 주신 사명에 합당하게 최선을 다해 섬기면 되지, 목회자가 평신도처럼 섬기지 못하거나, 평신도가 목회자처럼 섬기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목사와 평신도의 섬김의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이처럼 말씀드리는 이유는, 목자 목녀들 가운데 사역이 힘들어지면 목사와 사모는 왜 자기들처럼 집도 공개하고, 음식을 대접해 가며 목장을 맡아 섬기지 않느냐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회자 가정이 목자 목녀가 되어 잠정적으로 섬길 수는 있지만, 영구적으로 섬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본연의 임무인 말씀 사역과 기도 사역이 소홀해 져서 성도들이 영적으로 메말라지기 때문입니다. 영적으로 메말라지면 목자 목녀들은 더 이상 영혼구원의 사역을 감당해 내지를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