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도에 관에
저는 공적인 자리에 초청을 받아 대표기도를 요청받으면 거의 기도문을 글로 써서 읽습니다. 새벽시간에도 중보기도내용이 들어 있는 소형컴퓨터를 강단에 들고 올라가서 내용을 먼저 읽고 그다음 묵상과 기도를 하나님께 올립니다.
우리교회 목자들이 예배시간에 대표로 기도를 할 때 대부분은 기도문을 미리 써가지고 와서 읽습니다. 그런데 가끔 어떤 성도님들은 이런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기도 하고, 기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데 종이에 써와서 읽는 것이 거슬리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기도의 기본은 하나님과의 대화이기 때문에 꾸밈이나 가식 없이, 어떤 정형화된 어휘보다는 내가 평소에 사용하는 일상의 용어로 미주알고주알 올려드리는 기도가 맞습니다. 하지만, 주일 예배나 공적인 행사 때 하는 대표기도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배 때의 대표기도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듣는 기도이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이 있고, 이 시간에 꼭 해야 할 기도를 포함하기 위해서는 내용도 다듬어야 하고, 어휘의 선택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잘 준비된 대표기도는 듣는 회중들의 마음을 열리게 하고, 예배에 집중하도록 인도할 뿐 아니라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이 주시는 음성을 듣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즉석에서 하는 준비 안 된 기도는 예배의 흐름을 방해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더 많습니다.
물론 잘 준비된 기도문을 암기해서 기도하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암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암기한 기도가 중도에 생각나지 않아 막히면 그처럼 당황스러운 일이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대표기도 얘기가 나온 김에 몇 가지 더 말씀을 드리면, 개인기도는 길게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표기도는 내용이 있으면서도 짧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우리 교회는 모든 예배의 기도를 2분 이내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 시간을 정확히 맞추는 편이지만, 2, 3분이 넘어서면 눈을 감고 듣는 사람들의 집중이 흩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기도가 너무 짧아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기에 2분 정도의 시간이 알맞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기도를 맡은 분들은 교회 광고를 살펴보면서 우리 교회의 일정과 현안들을 정리한 후에 예배를 위해 꼭 필요한 몇 가지를 잘 정리해서 기록한 후 기도하기 바랍니다. 또한 믿음생활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도 목장에서 식사기도 같은 대표기도를 맡으셨을 때, 혹은 새벽시간에 기도할 때는 미리 기도의 내용이나 제목을 미리 써서 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도에 훨씬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