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서에 나오는 “한나”라는 여인의 기도는 단순한 소원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은 자식(아들)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고대사회에서 여인들은 남자들에 의해 생존권(경제권)과 미래가 달려 있었습니다. 직업을 가질 수 없었고, 부모로부터의 상속권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아들들의 몫이었습니다. 성년이 되기까지는 아버지의 경제권 아래 있게 되고, 결혼을 하면 남편의 경제권속에 있게 됩니다. 그러다가 늙으면 자식(아들)의 경제권속에 보호를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들은 미래를 보장받는 노후연금 같은 절대존재였습니다.
그러나 한나는 아들이 없었습니다. 반면에 후처인 브닌나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고대사회에서 후처는 노예나 다름이 없습니다. 브닌나의 생존권이 한나에게 달려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한나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겁 없이 까불어 대는 브닌나를 어떻게 하기보다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결심합니다. 이 여인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했던지, 당시 사사요, 대제사장이었던 엘리의 눈에는 한나의 기도모습이 술에 취한 여인의 휭설수설처럼 보였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한나의 기도가 응답되었습니다. 그러나 한나의 삶과 믿음은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잊지 않을뿐더러 약속을 잊지 않았습니다. 수소 세 마리로 감사의 제물을 드렸고, 아들 사무엘이 젖을 떼자마자 나실인(하나님의 사명자로)으로 하나님께 아들을 드립니다. 자신의 미래와 생존권을 위해 아들을 달라고 기도했던 한나는 아들보다 더 절대적 능력으로 가득한 하늘나라의 창고를 보고는 이후로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근심하는 따위의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와 생존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더 큰 축복을 주셨습니다. 세 아들과 두 명의 딸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한나는 다른 것들을 고려하고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그래서 삼상1:18에는 “가로되 당신의 여종이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하고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수색이 없으니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