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가 아니고 지혜
요즈음 중소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은 장사가 안 돼 죽겠다고 합니다. 불경기가 극심해서 금년 매상이 작년 매상의 반밖에 안 된다고 한숨을 쉬기도 합니다. 그리고 경기가 회복되기를 목을 빼고 기다립니다. 그러나 전반적 경기는 앞으로도 얼마간 불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게 중론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불경기는 과도기적인 것이 아니고 경제구조가 바뀌면서 생기는 영구적인 현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제구조가 바뀌면서 각광을 받던 분야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새로운 분야가 각광을 받게 됩니다. 한국 뿐 아니라 요즘 미국과 유럽의 한인들 역시 불황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 중 많은 분야의 비즈니스가 안타깝게도 사양길에 접어든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내일이나, 내달, 내년이면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든지, 아니면 현상 유지에 만족하며 사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꿈을 꾸는 것은 권장할만한 일이고 특히 젊은이들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확실한 결론이 내려졌을 때 허망한 꿈을 버리고 현실을 수용하는 것은 포기가 아니고 지혜입니다.
부부들이 결혼할 때에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가정을 꾸밀 것을 꿈꿉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도, 배우자도, 그런 가정을 꾸밀만한 자질이 없음을 깨달았을 때, 꿈을 버리고 불완전한 배우자를 있는 모습대로 사랑하며 살아보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포기가 아니고 지혜입니다.
건강한 몸을 갖는 것은 모두의 꿈입니다. 그러나 완전 치유가 없는 질병이 많습니다. 안고 살아야합니다. 나이가 들면 몸 어딘가가 아프기 마련입니다. 낡은 자동차는 한 곳을 수리하면 다른 곳이 고장 납니다. 통증 없는 온전한 몸을 추구하는 대신에 통증을 품고 살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포기가 아니고 지혜입니다.
죄로 파괴된 이 세상에서 삶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은 포기가 아니고 지혜입니다. 만족스럽지 못한 직장 생활이지만 감사하고, 완전치 못한 배우자이지만 사랑하며, 온전치 못한 신체이지만 이웃과 하나님을 섬기며, 모든 것이 온전하여지고 완전하여지는 천국에 모든 소망을 걸고 사는 것은 현실 도피도, 체념도, 포기도 아닙니다. 지혜롭게 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