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과 집착
2021년 9월 14일 지하철 2호선 신당동역 살인사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신당동역 여자화장실에서 남성 전모씨가 직장 동료인 여성 역무원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입니다. 불법 촬영물로 온갖 협박을 일삼자 피해 여성은 신변보호 요청한 한 달이 지나 만료되었고, 합의를 이유로 계속 협박을 했습니다. 범죄의 병합과 합의 실패로 9년이 구형 되었고 1심 판결을 며칠 앞두고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잘못된 것에 집중이 아닌 집착한 결과로 한 여성의 생명을 빼앗았고 자신의 앞길도 망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집착은 서로를 파괴하지만, 집중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합니다. 집중은 흩어진 것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요. 집착은 어떤 것을 떨쳐버리지 못한 편향된 마음입니다. 집중은 하나에 몰두하는 것이고, 집착은 끈적거린 것이 계속 지워지지 않고 사로잡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기에 어떤 중요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집중하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반대로 집착은 내게 있는 것마저도 모두 잃게 만들고 파괴하게 됩니다.
집중과 집착은 처음 시작 때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그 결과는 큰 차이를 나게 합니다. 예를 들면, 돈, 사랑도 마찬가집니다. 돈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지만 돈이 내 삶의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버리면 벌써 집착에 빠져 들어가는 증거가 됩니다. 돈만 보이고 더 소중한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되고, 돈을 위해서 사람들을 이용해 먹는 것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자녀도 마찬가집니다. 자녀를 사랑하고 잘 학습하도록 집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녀에게 집착을 하게 되면 불행의 씨앗이 되기 쉽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본딩(깊은 유대감)”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집착입니다. 그 집착의 끝과 그 결과는 결국 좋지 않음을 주변에서 종종 봅니다.
갈수록 집착하기 쉬운 이 시대에 “과연 나는 어떻게 하면 무가치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며 살 수 있을까?”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얻은 결론은 이것입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도록 세상 것에 집착하지 않고 영원하신 하나님께 집중하자.” 그러고 나면 맘과 삶에서 이 두 가지 새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집중력과 통찰력을 보너스로 주시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의 삶이 매우 단순해지는 것입니다. 저는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본래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잘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이 둘 중 더 중요한 것이 뭐지?” 늘 질문을 하고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을 넘어서 늘 몰입을 하려고 애를 씁니다. 저와 가까운 사람들이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목사님은 집중력과 통찰력이 있고, 삶이 매우 단순한 것 같습니다.
- 열린문 교회 이재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