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지키는 방법
목장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한두 번은 관계의 위기를 겪게 마련입니다. 믿었던 목자, 혹은 믿었던 식구에 대해 실망과 권태, 혹은 오해를 빚기도 합니다. 그럴 때 위기를 잘 넘기면 관계는 예전보다 훨씬 더 단단해 질 수 있지만 잘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회복되지 못하는 단계까지 가기도 합니다.
관계는 너무나 다양해서 모든 경우를 다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위기가 왔을 때 관계가 완전히 깨어져 버리는 경우 대부분은 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말에 대해 당장 밝히려고 한다던 지, 누구의 잘못인지, 아니면 목장에 계속 나올 건지 말건지 등 뭔가 급하게 결론을 내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는 감정이 격해져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이 들리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내가 옳고, 내가 억울하다고 느껴질 뿐이기 때문에 무엇을 하던지 간에 점점 더 오해의 골은 깊어지게 되고, 그러다 결국 하지 말아야 할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되면서 관계가 완전히 깨어져 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를 지키는 첫 번째 방법은 일단 속도를 늦추는 것입니다. 감정이 상하거나 오해가 생겼을 때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미안했다.’ 또는 ‘그 부분은 나의 실수였다.’ 등의 꼭 필요한 말만 하고는 서로가 시간을 가지면서 속도를 늦추는 것입니다. 그래서 격한 감정이 조금 가라앉고 나면, 그 다음에는 사태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되면서 상대가 이해가 되고 나도 잘못한 점이 있다는 것이 발견이 됩니다.
관계를 지키는 두 번째 방법은 ‘목장과 교회를 떠나겠다.’ 또는 반대로 ‘다른 교회로 가라’든지 아니면 ‘지금 목장을 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해!’ 등 관계를 끊는 결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일단 이런 말은 뱉거나 또는 듣거나 하면 그 다음은 돌이키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과격한 말의 이유는 아마도 내가 상처를 받기 전에 먼저 주고, 상대방이 나를 버리기 에 내가 먼저 상대방을 버리려는 경향 때문일 것입니다. 인간은 버림받는 것과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관계에 대한 위기는 오기 마련이라는 사실과 그 시점만 잘 넘기면 관계는 지켜질 뿐만 아니라 더 튼튼해 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속도를 늦추고 하나님 앞으로 돌아가서 잠잠하게 기다리는 것이 관계를 지킬 뿐 아니라 나를 성숙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 이수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