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의 호칭
한국은 서열과 호칭이 중요한 사회입니다. 그런데 이런 호칭의 문제가 한국교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합니다. 일단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 누가 구원받은 사람이고, 누가 구원받아야 할 사람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가정교회의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전 교인에게 흐르는 영혼구원의 열정입니다. 그 열정을 살려주려면 교회 안에서 누가 구원받았는지, 누가 아직 구원받지 못한 사람인지가 분명히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판단하겠습니까? 가장 좋은 방법은 예전에 교회를 다녔건 안 다녔건 간에 우리교회 와서 예수영접모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일단 구원받지 않은 사람으로 본다 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아무에게나 집사의 호칭을 사용해 버리면 그 구분이 모호해집니다. ‘집사’라는 분에게 “구원 받았습니까?” 할 수도 없고, 모두가 집사로 불리는 상황에서 목자의 권위가 제대로 설지도 의문입니다.
이처럼 호칭은 심각한 문제이므로 이제는 각 교회가 이것을 용인하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영기 목사님이 휴스턴 서울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고 얼마 후 했던 설교를 들어보면 그런 대목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지금 많은 분들이 누구누구 박사, 미세스 누구, 또는 누구누구 집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런 명칭들 내려놓고 가장 성경적이며, 또 듣기에 아름다운 형제자매로 부릅시다.’
이렇게 말하는 저 역시도 나이 드신 은퇴 집사님의 부인들께 ‘자매님’ 하는 소리는 입에서 잘 안 떨어집니다. 또 저 보다 나이가 10년 이상 차이가 나는 분들께 형제님, 자매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또 목자 목녀를 하다가 그만 두신 분들에게, 목자, 목녀 내려놓았다고 금방 ‘형제님!’ 하고 부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본인이 먼저 “이제는 사역을 내려놓았으니 우리를 형제, 자매로 불러 주세요.”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다른 것은 어렵더라도 일단, 집사나 권사가 아닌 분들을 예의상 불러주는 관행을 막고 형제자매로 부르도록, 그리고 목자, 목녀가 또 하나의 호칭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입니다. 가정교회는 VIP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하고자 하면 그리 큰 어려움 없이 설득할 수 있는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한국 교회 안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어 있는 이 호칭의 문화를 우리 가정교회가 선도해 가면 좋겠습니다.
- 북미 가정교회 사역원장 이수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