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을 아는 성숙함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떤 일에 그토록 자신만만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만만했고 그걸 못하는 다른 사람이 우습게 보였던 것은 내가 그 상황이 되어 보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문제도 보통 싱글일 때 가장 뜨겁습니다. 선교사 헌신도 가장 많고, 그래서 헌신이 지지부진한 기성세대를 보면서 어떻게 저럴 수 있냐고 우습게 여기지만, 본인이 배우자가 생기고 자녀가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나면 그제야 본인이 교만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그렇게라도 교만했음을 깨달을 수 있으면 은혜입니다. 요즈음 인터넷을 보면 자신만만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유투버에서부터 시작해서 기사에 댓글을 쓰는 사람까지 정치, 경제, 스포츠, 어디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돌을 던지기에 바쁩니다. 우리 사회가 자신만만한 사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미성숙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미성숙함은 교회 내에서, 그리고 우리의 모습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가정교회 세미나에 신학생들이나 전도사님들이 참석하면 썩 감동을 받지 못합니다. 본인은 너무나 목회에 대해 자신이 있고,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 있기 때문에 가정교회의 모든 장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다 목회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어보고, 사람이 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교회를 세워나간다는 것이 인간의 지혜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 우리가 목회자의 실수나 누군가의 실수를 접할 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한심해 보이고, 흥분이 된다면 그건 아직 내가 미성숙하다는 증거일지 모릅니다. 사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셔서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보호하셨으니 망정이지, 나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충분히 그랬을지 모른다. 라고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성숙함의 시작입니다.
주님은 남을 판단하지 말라 하셨고, 남을 판단한 그 잣대로 나도 판단을 받을 것이라 하셨습니다.(마7:1-5) 특별히 우리가 받는 판단의 대상은 바깥으로 들어나 있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의 속생각과 동기들일 것이기에 하나님 앞에서 무결점인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신앙의 연륜이 더 해 갈수록 느끼는 것은 우리가 자신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우리의 악한 생각과 동기를 가려주시고 아름답게 살 수 있도록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그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 그것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가정교회미주가사원장 이수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