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
제가 난폭 운전은 아니지만 사실 조급하게 운전을 하는 편이기는 합니다. 1차선을 차지하고 법정속도 이하로 천천히 운전하는 사람이 있으면 답답해져서 2차선을 사용하여서라도 반드시 추월해야 하는 것을 보면, 조급하게 운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생각해보니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려는 강박감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약속시간 지키는 것을 신조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출발하면 될 텐데, 시간이 아까워 정시에 도착하게끔 출발하니까 과속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급함이 과속 운전의 원인입니다.
조급함은 운전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많은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맛보는 실망과 분노가 조급함에서 오는 수가 많습니다. 목자들이 가끔 목장 식구들에게 실망하고 섭섭해 하는 수가 있는데, 이유를 들어보면 vip가 얼른 예수 영접하지 않고, 영접한 사람이 얼른 변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의 공통 문제 중의 하나도 조급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빨리 성공하고 싶은데 안 되니까 좌절하고 분노합니다. 그러다가 편법을 쓰게 되고, 속이게 되고, 불법행위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전연 조급하지 않으십니다. 모세는 동족을 구원하고자 열망과 조급함에 이집트 군인을 죽였지만 동족을 돕기는커녕 도피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느긋하게 40년을 더 기다리셨다가 모세를 불러 사용하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는 자손이 하늘에 별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약속하셨지만, 아브라함이 10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첫 아들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언자 사무엘을 통하여 다윗을 기름 부어 왕으로 세우셨지만, 실제로 다윗이 왕위에 오른것은 수년이 지난 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면서 ‘곧 오겠다.’고 약속하셨는데, 2,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직 안 오셨습니다. 하나님도, 예수님도, 느긋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살려면 조급함을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조급함을 극복할 것인가? 아무리 바빠도 약속된 기도시간을 지키는 것이 조급함을 극복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 마음이 조급해 지면 제일 먼저 희생되는 것이 기도 시간입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기도 시간을 채우는 연습을 하면 조급함이 점점 사라집니다. 조급함이 사라지면,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알게 되고, 사역의 열매가 즉시 안 보여도 충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