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망
어느 교회 목자님의 목회일기 기도제목에 ‘2022년은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가 있었다고 합니다.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말이 우리 나이의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말이지만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구절인 것 같습니다.
제가 청소년 시기이던 70년대 한국은 가난하고 어려웠었고, 그 시절에는 살기 좋은 세상을 그리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습니다. 새마을 운동 노래의 후렴구도 ‘살기 좋은 내 나라 우리 힘으로 만드세’ 이었습니다. 그런 한국이 90년대부터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와 있는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지고, 홍수, 한파, 지진 같은 기후변화가 나타나고, 곳곳에 테러와 전쟁 같은 분쟁이 나타나는 가 싶은데, 급기야는 팬데믹이 휘몰아친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살기 좋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올까 싶습니다. 그런 기도제목이 있음을 처음 읽었을 때는, ‘글쎄, 그런 살기 좋은 세상이 오기는 할까?’ 읊조렸습니다. 그러다 ‘무엇이 살기 좋은 세상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가난하던 70년대에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었지만, 편안해지고 돈이 벌리던 시절이 오면서 과연 살기가 좋았던가? 반대로 어려움이 있고 시련이 있었던 그 시절은 불행하기만 했던 것인가? 편안하고 경제가 좋아진 것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살기 좋은 시대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세계경제 100위권 밖의 어떤 아프리카 국가의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세계 1위라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구약시대를 돌아보면 하나님을 단단히 붙들고 그 분의 날개 밑에 있을 때, 그 분이 주시는 분명한 소명을 가지고 그 목표를 향해 살 때가 바로 살기 좋은 세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행복과 기쁨이란, 인간이 찾고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려운 가운데서도 나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할 줄 알고, 그 기쁨을 누리며 나에게 다가온 시련을 극복하며 살 때,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도 여전히 우리의 삶 가운데 어려움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전능하시고, 변함이 없으시며, 제한이 없으신 우리의 목자입니다. 다윗은 그런 하나님께서 자신의 목자가 되어주셔서 부족함이 없었노라고 고백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과 함께 한 세상은 살기 좋은 시대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님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고 계신다는 것을 든든히 붙잡으시고 미리 염려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또 어려움 가운데에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행복은 분명히 있기 마련이니, 눈앞에 있는 어려움에 압도되지 않고, 우리에게 있는 행복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오늘 하루를 성실하라고 하셨으니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고, 미리 실망하지 않고,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