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불평 말고 쉬세요.
가끔 어떤 분이 제게 와서 이런 말을 전해 줍니다. “목자님들과 집사님들이 사역이 너무 많아 힘들어합니다.” 이 말을 듣고 의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본인의 마음을 에둘러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구령 사역, 목양 사역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생업에 종사하고 가정을 돌보면서 교회 사역을 하는 평신도들이 희생 없이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목자나 집사 사역을 맡기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드리고 그래도 직분을 맡을 것인지 의사를 묻습니다.
사역을 시작한 후에도 탈진을 방지하기 위하여 목자들이 사역 시작한 지 4, 5년 후에는 안식월을 취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고, 집사님들이나 엽합교회 사역자들도 언제든 휴무할 수 있습니다. 아예 규약으로 ‘4년 후 1년 휴무’ 같은 규칙을 만들면 좋겠지만 교회에 사역자들이 많지 않아서 강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집사님들에게는 사역을 자발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새 회계연도가 시작될 때는 재정부를 제외하고는 부서를 선택하도록 선택권을 주고 있습니다. 또, 회의나 예배 같은 집회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여 집회 참석의 부담을 줄여주었습니다.
바쁜 가운데 사역하는 성도들을 보면 진한 감동을 합니다. 생활비까지 받아 가면서 사역하는 목회자와는 헌신 정도에 비교가 안 되고, 천국 상급도 비교가 안 될 것이라도 느낍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자신들이 하는 사역은 강요된 것이 아니고 자신들이 선택한 것이라는 것은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불평이 나올 것 같으면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목장 모임이 어떤 사정으로 인해 오랜 시간 모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차라리 목장을 해체하면 목원들이 다른 목장으로라도 이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없어지면 누가 사역을 할까,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가정교회를 시작하면서 최영기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서울 교회에 담임 목사로 부임할 적에 주님께 부탁드린 것이 있습니다. 저를 휴스턴 서울 교회 부목사로 삼아주시고 주님께서 직접 담임 목사가 되어 주셔서 저는 시키시는 일만 할 테니까, 시키실 일이 있으면 일할 사람도 같이 보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일할 사람이 없으면 주님께서 안 해도 된다. 하시는 뜻으로 알고 저는 편한 마음으로 사역을 접습니다.”
제가 불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주님을 섬기는 것은 특권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사역은 힘이 들어도, 보람과 기쁨이 있어야 하는데, 불평은 사역을 싸구려로 만듭니다. 그러므로 불평이 입에서 나오기 시작하면 차리라 사역을 그만두는 것이 낫습니다. 사역을 짐으로 만들 뿐 아니라, 의욕을 갖고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