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종 된 자
구약에는 7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과 7번의 안식년이 지나고 맞이하는 '희년'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희년’은 '요벨' 즉, '양의 뿔' 이라고 하는 히브리어에서 번역된 용어로서 희년을 맞이하는 해의 일곱 번째 달의 열 번째 되는 날 즉, 대 속죄일에 이 양의 나팔이 울려 퍼지게 되면, 기업의 원주인에게로의 회복을 포함한 이스라엘 모든 노예들에게 자유가 선포됩니다.
안식년 법에 관한 규례는 출 23:10-11절과 특별히 레 25:4에서 "제 칠년에는 땅으로 쉬어 안식하게 할지니 여호와께 대한 안식이라 너는 그 밭에 파종하거나 포도원을 다스리지 말며"라는 말씀을 통해 파종을 멈춤으로 땅의 안식을 명하실 뿐 아니라 안식년을 통하여 이 땅의 주인이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분명하게 하고자 하셨습니다.
희년의 정점은 노예해방에 관한 규례입니다. 노예와 함께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희년이 되어 요벨이 울려 퍼질 때 그 노예들을 그들 지파의 유산이기도 한 그들의 땅과 함께 자유하게 하였습니다. 이 규례 역시 "그들은 내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바 나의 품 군인즉 종으로 팔리지 말 것이라"고 한 레 25:42절의 말씀처럼 이스라엘민족을 애굽으로부터 구속한 야훼 하나님을 기억하는 데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희년에는 자유와 함께 특별한 규례가 또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주인이 자유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고 계속 주인의 종이 되겠다는 사람들을 위한 규례로서 주인은 종의 귀 볼을 대문에 대고 송곳으로 귀를 뚫음으로서 영원한 노예가 된다는 의식이 성립되고, 이로서 그 종은 영원히 주인에게 속하게 되는 규례였습니다.
성도는 그리스도의 피 값을 주고 산 노예들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가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고 영원히 주님의 노예로 살겠다는 자발적인 복종을 원하십니다. 종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주인에게 맡겨져서 100% 주인이 쓰고자 하는 대로 사는 사람입니다. 충성된 종은 주인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주인이 쓰고자 하는 대로 자신을 온전히 드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쓰심에 맡기지 않고 우리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자꾸 하려합니다. 그것은 자유인이지 종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