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그들은 겟세마네라고 하는 곳에 이르렀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기도하는 동안에,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시고,
33.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가셨다. 예수께서는 매우 놀라며 괴로워하기 시작하셨다.
34. 그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음이 근심에 싸여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물러서 깨어 있어라."
35. 그리고서 조금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기도하시기를, 될 수만 있으면 이 시간이 자기에게서 비껴가게 해 달라고 하셨다.
36.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으시니, 내게서 이 잔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
*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 그리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기 전,지난 3년의 예수님의 삶을 드려다 보면, 예수님은 너무 따듯하고 부드러우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악한 영에게는 단호하시고, 불법을 향하여는 서슴없이 분노하시고, 정죄하셨습니다. 삶에 거침이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지나치지 않으셨고, 질병 당한 자를 치유하시고, 죄를 용서하시고, 강한 팔로 귀신을 쫓고, 죽은 자를 살리시고, 폭풍우를 잔잔케 하시고, 때로 불같이 말씀을 전하시고, 때로는 평안히 잔디에 앉은 군중들을 향해 따듯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 본문의 말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앞으로 다가올 고난에 대해 담담히 말씀하시며, 기도와 믿음으로 잘 이길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하지만 겟세마네 동산에 이르러 주님은 갑자기 “매우 놀라며, 괴로워하기 시작하셨고”(33절), 제자들을 향하여는 “내 마음이 근심에 싸여 죽을 지경이다.”(34절)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기도하시며, “이 시간이 자기에게서 비껴가게 해 달라고 하셨습니다.”(35절),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으시니, 내게서 이 잔을 거두어 주십시오.”(36절)
이사야 선지자는 사 51;17에서 “깨어라, 깨어라, 일어나거라, 예루살렘아! 너, 주님의 손에서 그 진노의 잔을 받아 마신 예루살렘아! 비틀거리게 하는 잔을, 네가 바닥까지 다 들이마셨다.”했습니다. 또 시편 11:6에서는 “불과 유황을 악인들 위에 비 오듯이 쏟으시며, 태우는 바람을 그들 잔의 몫으로 안겨 주신다.”했습니다. 렘 25:15-16에서는 “15.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내 손에서 이 진노의 포도주 잔을 받아라. 내가 너를 뭇 민족에게 보낼 터이니, 그들 모두에게 그 잔을 마시게 하여라.” 16그들은 모두 이 잔을 마신 다음에, 내가 일으킨 전쟁 때문에 비틀거리며 미칠 것이다."
주님은 이미 모든 것을 예견하셨고, 마음에 다짐하셨지만 막상 하나님께서 십자가에 쏟아내실 진노 앞에 서니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진노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인간이 하나님 앞에 저지른 죄가 예상과 상상을 넘는 넓이와 깊이와 높이 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진노는 예수님께서 놀라서 비틀거리고, 예수님마저 피하고 싶은 하나님의 맹렬하고도 무섭고 두려운 진노인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놀라게 하고, 두렵게 한 또 하나가 있습니다. 지옥입니다.지옥의 두려움이 뭔가 하면 조금 전 읽었던 시편 11:6의 “불과 유황이 비 오듯 쏟아지는” 그런 환경적인 것 뿐 아니라 철저하게 하나님의 버림을 받고, 외면 받는 땅, 하나님과 완전히 분리되는, 주님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 지옥이 십자가임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피 섞인 땀으로 긴절한 기도를 올려 드렸지만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이미 저주와 지옥이 시작된 것입니다. 단 한 번도 하나님과 떨어져 본적도, 외면 받으신 적인 없으신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쏟아 낼 저주와 상상을 초월하는 분노의 잔을 대신 받으시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주님께서 우리의 죄를 짊어지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하나님 아버지의 절대적인 진노의 표적이 되고, 철저하게 하나님 아버지께로부터 외면과 버림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번민하셨고, 고통스러워 하셨습니다. 십자가의 고통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지는 아픔이 주님을 힘들게 했고, 이것이 주님으로 하여금 진노의 잔이 지나갔으면, 비켜갈 수만 있다면 하고 기도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결정하셨습니다.“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즉 분노의 잔을 남김없이 다 마시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