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홈페이지에 처음 글을 남기는 것 같아 반성중입니다. ^^

곽인순 목자님 초청집회를 마치고 은혜를 잘 관리하라시던 말씀이 생각나 늦은 밤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내 자신의 밑바닥 까지 내려다보고 하나님께 죄송하고 또 죄송해서 그렇게 펑펑 울었으면서도

그렇게 변화를 다짐하고, 다짐해 보았음에도 오늘의 저는 여태까지의 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오늘도 아침에 신랑이 출근하며 "오늘 어떤 대학생 만나는데  생일 축하하러 만나지만 복음도 전하고 올게."하며 나갔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서 기다려도 오지 않는 신랑에게 화도나고 또 머리속을 가득 채우는 감정의 소용돌이 때문에

결국 들어온 신랑에게 말도 안되는 감정적인 말들을 쏟아내고서 여지껏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피곤한지 이를 벅벅 갈며 잠든 신랑을 쳐다보니 미안하고 고맙고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그러고 나니 은혜를 잘 관리하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가 조금은 깨달아지는 듯 합니다.

또 미루고 미루다 기회를 놓쳐버리기 전에 이렇게 모두와 은혜를 나누고 결단하자 싶은 생각에 이렇게 두서없이 간증을 써 내려갑니다.

(저의 주 특기가 길게쓰기 입니다. 하하하 각오하고 읽으세요~~~ ^^)

집회를 시작하기 전부터 저에게는 회개의 영을 부어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하나님과 나 사이에 벽이 있고, 그 벽이 하나님과의 관계 뿐 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도 가로막고 있음을 느껴서 입니다.

결혼하기 전 예수원 성령집회에 가서 꼬박 일주일을 정말 죽을 만큼 아프며 회개할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서 '왜 이렇게 회개를 사모해야 하나요? 그 뒤로 그렇게 큰 죄를 지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하나님 이만하면 괜찮게 살고 있는거 아닌가요? ' 이런 교만한 생각이였겠지요.

이런 교만함 속에서도 하나님은 놀랍게도 일하셔서 제게 회개의 영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토요일 첫 집회 때는 음... 목자님 말투가 인상적인데~ ^^ 음.... 그렇구나....... 하며 애들에게 치여 듣는 둥 마는 둥 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부어주실 은혜를 의심하고 있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주일부터 쏟아지는 은혜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유아실에서 놀라신 자모님들께 정말 사죄의 말씀드립니다. ㅠ.ㅠ)

너무도 감사하게도 썩을 대로 썩어있었던 제 밑바닥을 보여주셨습니다. 얼마나 교만하던지 얼마나 더럽던지....

정말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랑한다고 외치고 다니는 신랑에게 마저 알량한 자존심을 세우고, 신뢰하지 못하고,

더더구나 하나님에게 조차도 자존심을 세우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대학원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기도의 응답은 저에게 신랑을 도와 밥하고 섬기는 목녀의 역할을

잘 감당하라는 축복이었습니다.

곽인순 목자님과 상담기도중에 대학원 이야기를 꺼냈더니 "대학원 나와서 뭐하시려구요?"하시는데

거기서 부터 모든 생각이 꽉 막혀 지금 생각해보니 대충 둘러댄 답이 부끄럽기 짝이 없네요.

그러고서  내가 왜 대학원을 가려고 그렇게 애쓰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와! 애 셋 데리고 공부할 결심을 하다니 대단한데?" "그래도 나 교원대 파견으로 제대로 석사학위 딴 공부하는 선생님이예요"

"역시 우리 딸은 대단하다니까"

하나님과 아무 상관없는 이유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제게 들려주는 칭찬들......

겸손한 척, 순종하는 척, 괜찮은 신앙인인 척,

사람들에게 나 이정도 되는 사람이예요 인정해주세요. 라고 외치고 싶었던 부끄러운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말로는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비전과 꿈을 위해 준비하는 거라고 생각해왔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는 하나님께 여쭤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지난 몇 년간 번번히 대학원 가는 길을 막으셨을 때도

하나님께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원치 않으신다 하실까 기도하지 않고, 그저 연기된 것 뿐이라며 스스로를 속이고 위로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하나님께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뭐라 말할 수 없는 마음에 또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찜찜함이 있었습니다. 약간의 반발심 같은 그런......

"저 요리도 잘 못하는데 어떻게 먹이나요? 저 공부 잘할 수 있는데..드디어 찾아온 대학원의 기회를 포기하라니... 그냥 2년만 기다려주시면 공부하고 와서 섬기면 안될까요?" 이 와중에도 자존심을 세우다니 간증을 쓰며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네요~

그리고 저녁집회 후 저는 또 한번 깨닫고 말았습니다.

전 하나님은 온전히 믿지도 사랑하지도 못했다는 사실을......

남들 눈에 보기 좋은 그야말로 허울좋은 내 모습에 얼마나 만족하며, 콧대를 세우고 살았는지 말입니다.

혹 내가 평범하거나, 혹 내가 남들보다 뒤쳐지거나 한다면 사람들도 하나님도 나를 외면할거야

그러니까 난 항상 특별해야해.... 난 항상 남과 달라야해..... 하며 끊임없이 자신과 남들을 괴롭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특히 신랑에게 ...... 나 이렇게 특별한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 당신과 결혼해서 이렇게 애만 낳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이런 원망부터 시작해서, 믿지 못하고 존경하지 못하고, 말씀대로 복종하지도 못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곁에 있는 신랑도 믿고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하늘의 아버지께 온전한 마음을 드릴 수 있었겠나 하는 마음에

정말 내 자신이 산산히 부서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삶부터 다시 들어야겠구나. 말씀을 다시 배우고

기도를 다시 배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마지막 집회때에도 동일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솔직히 상담기도 들어갈 때 제 마음이 딱 이랬습니다.

"자매님, 큰일하실겁니다." 그 말씀 해주시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허울 좋게 '대안학교'라는 거창한 비전을 가면으로 뒤집어 쓰고, 능력있는 정영희!! 이 말이 하나님의 축복으로 제게 임하시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대안학교를 통해 보내주실 영혼보다 사실은 잘난 정영희를 자랑하는 것이 더 중요했나 봅니다.

그런데 신랑사역하는데 내조를 잘 하라고 하시다니!! 게다가 신랑에게 철저히 순종하라고 까지 하시다니!!!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정말 큰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하나님께서 제게 그 큰일을 맡기시려 하신다는 것도...........

그렇게 은혜의 시간들을 보내고 솔직히 저는 제가 무척이나 달라진 모습과 성품으로 변할 줄 알았습니다.

적어도 몇달 아니 단 몇주만이라도 말이지요.... 그런데 뭐 별로 변한 것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전과 다른 것은 변하고자 하는 의지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매여 내가 하는 것은 다 옳고 다 맞다라는 생각을 하고 살던 저였는데

이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셨고, 의지적으로 나의 삶을 변화시키자 라는 마음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이런 형편없는 제 모습이지만

한편으론 기대하고, 마음이 설레입니다.

정말 정금과 같이 희어지도록 회개하고 또 회개하고, 은혜를 사모하고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고,

신랑을 도와 밥 잘 하는(아무래도 요리를 배워야 하지 않을런가 싶습니다 하하하) 섬기기 잘하는

섬김이 삶이 되는 그런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