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7.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혼인잔치가 열린 마을은 이스라엘 북쪽에 있는 ‘가나’란 마을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장하신 나사렛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갈릴리 호수에서도 아주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2,000년 전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갈릴리에서 출발해 걸어서 가기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입니다. 나사렛과 갈릴리 호수의 중간쯤에 위치한 마을인 가나에서 누군가의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성경에는 그 결혼식에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도 왔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리아도 알고, 예수님도 아는 인물. 친척이거나 아주 가까운 지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혼식이 열린 날이 화요일이었습니다. 가나에서는 지금도 화요일에 혼인잔치 교회에서 결혼하는 걸 ‘더블 럭키 데이’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유대인은 결혼식 자체가 행운의 날이라고 믿고, 거기에 물을 포도주로 바꾼 요일인 화요일에 결혼을 하니 두 번의 행운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 둘이 겹치는 걸 ‘더블 럭키, 두 배의 행운’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은 왜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을까요?우리도 각 지역마다 중요한 특산물이 있습니다. 남도 지방에서는 혼인잔치에 홍어가 안 나오면 대접을 제대로 못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지역, 특히 가나에서는 결혼식 날에는 혼주가 아주 좋은 포도주를 내놓아야 하고, 만약 포도주가 떨어지면 큰 일이 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 마침 포도주가 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에게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큰 일 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가득 채우라’고 시켰습니다.그리고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라고 말했습니다. 과방장이 그걸 맛볼 때 물이 이미 포도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이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배경이 있습니다. 유대 민족이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할 때 모세가 호렙 산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유대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나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가라.’ 그런데 모세는 ‘설령 제가 하나님 음성을 들었다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겁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사람들이 네 말을 믿지 않으면 나일 강의 강물을 떠다가 땅에 부어라. 그럼 그 물이 피로 변할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했더니 항아리에 있던 나일강 물이 붉은 피로 변했습니다. 결국 무색, 무취, 무미의 물이 붉은 피로 변한 게 모세가 하나님의 사자임을 증명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꾸었을 때 유대인은 어떻게 생각했겠습니까?저는 다들 모세의 일화를 떠올렸을 거라 봅니다. 실제 요한복음에는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이적을 보고서 제자들이 ‘비로소 그를 믿기 시작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을 포도주로 바꾸기 전에는 제자들도 긴가민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색의 물을 붉은 포도주로 바꾸자 비로소 믿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일화에 참 많은 게 담겨 있습니다.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기적은 본질적으로 '말씀이 육신이 되는 과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속성이 진흙 속으로 들어가자 아담의 생명이 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속성이 육신의 옷을 입고 이 땅에 오면 예수가 되는 것처럼 무색, 무취, 무미의 물이 유색, 유취, 유미의 포도주가 되는 과정은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예수님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다(요 3:5). 하셨습니다. 인간의 속성이 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니고데모는 주님께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네가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이런 일을 알지 못하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니고데모는 성경을 가르치는 율법선생으로서 무색, 무미, 무취의 물이 변하여 피가 된 모세의 기적을 알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하나님의 속성이 임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거듭나게 됩니다. 내 인생, 내 가정에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면 거듭나게 됩니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