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 사도 베드로는 인간으로는 최초로 물위를 걸은 사람입니다.“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는 위대한 고백을 했습니다. 요한과 더불어 나면서 앉은뱅이 된 사람을 서게 했고, 수천 명의 관중들을 회심케 한 위대한 설교가 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베드로에게는 지울 수 없는 평생의 부끄러움이 있었습니다.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 한 것으로도 모자라 “그가 저주하며 맹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 곧 닭이 울더라.”(마 26:74) 했습니다. 베드로의 부끄러움이 얼마나 컸던지 부활의 주님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갈릴리의 한 산에서 만나자고하신(‘열한 제자가 갈릴리에 가서 예수께서 지시하신 산에 이르러’마 28:16) 주님의 말씀도 거부한 채 다시 과거의 어부로 돌아가고자 했습니다. 베드로의 부끄러움이 큰 까닭은 주님께서 베드로의 약함을 경고하셨고, 그래서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만큼은 절대로 주님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감옥 일지라도, 아니 죽음의 길일지라도 주님을 따라가겠노라고(눅 22:33) 호언장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런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실 것이며, 자신이 무슨 얼굴로 주를 뵙겠느냐고 생각한 것입니다.
많은 성도들이 베드로와 같은 과정을 겪습니다. 호언장담을 하기도 하고, 수없이 맹세하고, 약속을 하지만 번번이 넘어지고 깨지면서, 자신을 책망하고, 죄책감에 괴로워하면서 베드로가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심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애써 부정하고, 자신의 과거인 어부로 돌아가서 사람을 낚는 대신 물고기를 잡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왜요? 나는 사람을 낚는 사람이 될 자격이 없노라고 스스로 부적격선언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베드로를 찾아 오셨습니다. 그리고 숯불을 피워놓으시고, 조촐하기는 하지만 아침상을 차려놓으셨습니다. 이 모습은 마치 오늘 본문인 시편 23편 5절의 말씀을 생각나게 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 가파른 산등성이를 올라 비로소 산꼭대기에 이른 양떼들은 주변의 수많은 날짐승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자의 보호함속에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습니다. 베드로의 배신과 주님을 향한 저주, 그리고 후회와 자책에 빠져 다시 옛날로 돌아간 베드로를 보면서 악한 영들이 얼마나 박수를 치고, 환호하고, 기뻐했겠습니까? 하지만 주님은 여보 란 듯이 원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을 차려주시고, 베드로에게 다시 사명을 주셨습니다.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요 21:15-17)
가룟유다가 예수님께서 친히 준비하신 최후의 만찬에 끝까지 참여하지 못하고 중간에 나간 것을 기억하시나요?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베푸시는 만찬은 용서의 증거이며, 나를 향한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왜냐하면 가룟 유다는 만찬장으로부터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시니”(요 13;27)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요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