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하리라.
19.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 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20. 아아 허탄한 사람아 행함이 없는 믿음이 헛것인 줄을 알고자 하느냐.
기독교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자기 욕망으로 자기만을 위해서 살던 사람이 예수님을 믿고 변화할 때, 기쁨을 넘어 짜릿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은혜를 받고 내 삶을 전적으로 포기한다던지, 또는 내가 살던 삶의 방향을 전적으로 돌이키는 식으로 일어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간혹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역사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변화시키는 대부분은 작은 결단에서 시작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어떤 계기로 수요예배를 나가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수요일 저녁은 내가 평소에 즐기던, 다른 날은 안 되고 수요일 저녁에만 가능한 테니스 동우회가 있는 날입니다. 고민을 하다가 테니스 동우회를 내려놓습니다. 그런 작은 결단에서 변화는 시작합니다. 그 작은 결단이 하나님을 위해서 소중한 작은 것을 포기할 때 오는 기쁨을 누리게 해 주고, 그 기쁨은 다른 더 큰 포기를 가능하게 해 줍니다.
헌신 뿐 아니라 회개도 그런 것 같습니다. 사소한 나의 잘못을 돌아보게 하는 성령님의 터치를 무시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일어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CS 루이스가 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고참 악마인 스크루테이프는 신참 악마인 웜우드에게 ‘어떤 회개이든지 실천으로만 옮겨지지 않는다면 악마의 입장에서 썩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면서 ‘그러니 신자가 뭔가를 깨닫고 회개하거든 행동에 옮기기 전에 QT를 하고 글로 쓰도록 해서라도 행동을 막으라.’고 권합니다. 작은 실천이 큰 깨달음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의 변화는 작은 회개, 작은 포기, 작은 헌신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을 해 보면 왜 가정교회에서 사람의 변화가 일반 교회에서 보다 더 두드러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목장 모임이 이런 작은 변화를 격려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눔을 하다보면 마음속에 있는 작은 고민들을 얘기하게 됩니다. 그러면 목장 식구들은 다 함께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회개나 포기나 헌신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렇게 행동으로 옮길 때 생각보다 큰 기쁨과 성취감을 주고, 결국 이렇게 삶이 변화되어 갑니다.
또 가정교회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 가운데서 작은 헌신과 희생과 포기를 요구하게 됩니다. 일주일에 한번 모이는 것, 돌아가면서 가정을 여는 것, 목장 식구를 위해서 식사를 준비하는 것, 목장 식구가 여의치 않을 때 목자 가정에서 대신 열어 주는 것 등은 절대 못할 큰 희생은 아니지만 이런 작은 희생이 쌓여서 우리의 영적인 근육이 단단해져 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정교회는 바로 이 작은 헌신, 작은 포기, 작은 회개, 작은 희생이 문화가 되도록 서로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수지타산을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고 사는 세상에서 작은 것에 기꺼이 손해보고, 양보하고, 조금 더 희생하는 태도를 가지고 살 때 그것이 다른 성도들에게 전해지고 세상은 감동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삶의 실천이 우리는 점점 더 자유롭게 한다는 것을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