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두 아이의 엄마인 하시얏은 현재 남편을 떠난지 7개월이 되었습니다. 7개월 전 겨울 그녀의 남편은 하시얏과 아이들을 집에서 내쫒았었지요. . 철저히 남편의 경제력에 의존하여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았던 하시얏에게 남편을 떠난다는것은 당장 먹고 살 '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행히 그녀의 남동생은 집에서 쫒겨난 그녀와 아이들에게 세주었던 방 한칸을 주어 고쳐 살도록 했습니다.
하시얏은 공동체의 말씀사역자입니다. 한달에 한 두번씩은 설교 했었지요. 그녀는 주일성수와 사역을 위해 주 5일제나 주일을 쉬도록 하는 일을 찾기 원했고 아이들 교육비로도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괜찮은 임금을 주는 직장에 가기를 기도해왔습니다. 아무튼 경제적으로 어려워 하면서도 믿음으로 주일 성수와 사역을 위해 주변에 널려 있는 직장에 들어 가지 않고 기다려 왔습니다.
어떤 이들을 이런 하시얏을 욕하기도 합니다. 돈이 없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아무 직장에라도 들어가서 일하면 될 것이지 일하지도 않는다고 욕먹고, '꽤'를 부려 일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기대하는 것 같다 등의 오해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동네 무슬림들에게 교회와 사역을 위해 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최근 한달 전에는 시장의 한 상점에서 직원으로 들어가 물건을 파는 일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5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물건을 파는 거라 하루 종일 시간이 많이 남아 성경과 책을 볼 수 있다고 좋아 했었지요. 그런데 하시얏이 한 달 정도 일할 때 쯤 바로 옆 가게에서 불이 나서 하시얏이 일하던 가게도 다 타버렸습니다.(앞서 말한 사비나와 같은 사건입니다.) 때문에 이 일도 못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지금 다시 집에서 일을 찾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많은 일이 24시간 하루 일하고 2일 쉬거나, 월요일은 쉬고, 주일에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돈이 없다보니 참 서러운 일도 많이 겪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는 하시얏이 12살짜리 아들 다미르에게 동네 슈퍼에 가서 약 2천원쯤 하는 마카로니(현지 스파게티 면발) 한봉지 사오라고 5천원쯤 쥐어 보냈는데 거스름돈을 천원정도 받아 가지고 오더랍니다. 다미르에게 다시 가서 거스름돈 받아 오라고 했더니 그 슈퍼 주인은 난 3000원 줬는데 니가 어디가서 잃어 버린거 아니냐라고 되러 따지더란 겁니다. 아직 다미르가 어리니 진짜 잃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슈퍼가게 주인이 거짓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다시 찾아가 따지지도 못하고 포기했다고 하는데 이 상황이 얼마나 서러운지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고작 200댕게(한화 약 2000원 조금 안되는 돈) 때문에 이렇게 속상한 것도 그렇고 돈이 없어 항상 어렵게 사는 자신의 신세가 미웠나 봅니다. 이제는 슈퍼에서 약 400원짜리 빵 한 개도 외상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다 외상으로 주면서... 외상을 해달라 하면 주인은 '당신은 일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외상을 갚겠소'라고 말한답니다. 남편이 없는 것, 일 하지 않는것...동네사람들이 모든 사정들 속속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여자 혼자 두 아이 키우는데 가장 기본 음식인 빵 한 개 외상으로 주지 않습니다.
의식주 말고도 그녀를 어렵게 하는 것은 교육비입니다.
그녀에게는 17살짜리 딸 페루자와 12살짜리 아들 다미르가 있습니다. 이들은 한번 학교를 다니면 한 곳에서 12학년까지 다니므로 교복을 몇번이나 바꿔야 한답니다. 항상 적은 돈으로 살림을 꾸리니 싼 재질의 교복과 신발들을 사고 이 교복은 일년 쯤 입으면 여기저기 찢어지고 헤어진다 합니다. 그러니 매년 교복을 새로 사지요. 책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교과서 외에 책을 사야 하는데 한권에 한화 2~3만원돈입니다. 이런 책을 몇권이나 사야 하니 속이 얼마나 탈지요.
그래도 감사한 것은 이들을 위해 현재 새누리 교회에서 보내준 장학금과 지난 겨울 방문한 새누리2교회 청년들의 헌금으로 매달 나눠 조금씩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시얏의 아이들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합니다. 현재 한국나이로 고1쯤 되는 페루자의 꿈은 사역자입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교회 사역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는 한국에 가고 싶어 합니다. 대전 침례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현재 앞의 목표이지요. 그래서 현재 매주 1회 영어와 한국어 레슨을 따로 받고 있습니다. 공동체 찬양팀에서 피아노로 섬기고 있고 젊은이 중 복음이 확실한 몇 안되는 사람중 한명이지요.
12살의 다미르는 그림 그리는 데에 아주 큰 소질이 있습니다. 따로 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고 배운 것도 아닌데 제 눈에 보아도 한국의 12살 또래아이들 보다 월등한 감각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시간만 나면 그림을 그리는데 아무 교육을 받지 못한 12살 아이가 그렸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랍게 그립니다. 10년 후 즈음에는 귀젤에 이어 샤틀릭의 또 한명의 유망한 화가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일전인가요.. 제가 꿈을 꾸었습니다. 하시얏의 집에 심방을 갔는데 그곳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 본 다음 사주려고 방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마카로니 있나?'하고 주의를 둘러 봤더니 한쪽 구석에 마카로니 한 포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밀가루가 있나?' 하고 봤더니 그 옆에 밀가루도 한 포대 있더군요. '마카로니와 밀가루가 있으니 식사는 할 수 있겠구나. 그런데 야채가 필요 하겠구나' 하고 보니 옆에 감자가 한 포대, 그 옆에 양파가 한포대 등등 먹을 음식재료들이 방안에 가득 있더군요. 하시얏 집에 먹을게 없어서 좀 사주려고 뭐 필요한가 보러 왔더니 생각하는 것 마다 다 있더군요. 이미 있었지요. 그것도 아주 풍성히... 그리고 꿈을 깨었습니다. 다음날 릴리아스와 함께 하시얏의 집에 가서 꿈에서 본 것들을 비슷하게 사다가 주었습니다. 하시얏과 페루자는 그것으로 저희에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지요. 어찌나 맛있던지요. 식당에서 먹어도 이보다 맛있을 수 없겠더군요.
하시얏의 집에 비록 먹을것은 없어도 영적인 양식이 가득한가 봅니다. 영적인 마카로니, 영적인 밀가루...영적인 감자, 영적인 양파....
이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1. 하시얏에게 주 5일제의 좋은 직장을 주셔서 계속하여 말씀사역을 할 수 있도록 2. 하시얏은 내년 현지 침례교 신학교에 들어가 2년간 신학교육을 받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이 일들이 과연 이루어 지도록 3. 대가를 치루며 믿음으로 사는 이 가정위에 필요들이 계속해서 채워지도록 4. 페루자가 2년 후 한국 침신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길을 여시도록(특별히 페루자를 위한 영적 물적 스폰서가 서도록) 5. 다미르가 성장하며 그 어미와 누이의 신앙을 본받아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도록, 그림 그리는 달란트가 계속해서 발전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