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들고, 죽고
교회들이 고령화되어 가는 추세입니다. 목자 사역이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고, 자신의 에너지와 여건에 따라서 섬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교회의 평균 연령이 젊을 때 가정교회는 훨씬 더 활기차고 전도도 잘 되고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은 사회 자체가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가 고령화되어 간다. 큰일이다. 하고 말하지만 사실 교회만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고령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을 부끄럽고, 절망스럽고, 그래서 피해야 하는 어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학자들은 의학의 발달을 듭니다. 근대에 들어오면서 의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다 보니 ‘의료 과학적 역량을 충분히 키운다면 무병장수 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게 되었고, 병들고 죽는 것을 극복하지 못한 실패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즈음 사망 보고서는 병으로 죽었다고 하지, 늙어서 죽었다는 말이 없답니다.
두 번째는 현대 사회가 죽음에 대한 인식과 체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전 우리는 집에서 할아버지가 늙고 병들고 돌아가시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며 자랐습니다. 죽음을 가까이서 경험한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돌아가시기 한참 전부터 요양기관에 맡기고 우리와 분리시켜 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노인들은 오랜 시간 고독하고 비참하게 살다가 가고,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나에게 다가올 노년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어떤 것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왜곡은 교회에서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예전에 우리 교회에서 목자로 열심히 섬기던 분이 한국에 잠깐 다니러 갔다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응급실에 가셨고, 폐렴 증세를 겪다가 미국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남편을 너무나 의지하고 살던 목녀님은 남편이 돌아가시자 그 충격을 이기지 못했고, 1년을 힘들어 하다 급속히 건강을 잃고 다음해 돌아가셨습니다. 그것을 보고 당시 많은 분들이 너무 안 됐다, 불쌍하다, 열심히 섬겼는데, 그래 봐야 별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몹시 비 성경적인 생각입니다.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고 축복의 과정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 우리를 보는 눈은 젊을 때도, 늙은 후에도, 심지어는 죽은 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산 자의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젊을 때 열심히 섬겼던 분이 늙고 병들고 그래서 힘없이 죽어 감은 불쌍한 것이 아니고 덧없이 영광스러운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 자신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젊었을 때 열심히 섬긴 것을 자랑스럽고 감사하고, 늙어가는 것을 감사함으로 받아드리고, 확고한 천국의 소망에 머물고, 언젠가 치매가 와서 하나님을 잊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신다는 것을 확신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공동체가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을,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영광스럽게 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국제 가사원장 이수관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