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과 포크
‘우리나라 아이들은 젖을 떼고 밥을 먹을 때쯤이면 보모로부터 젓가락질을 배웁니다. “애야 이렇게 해봐. 중지 위에 잘 올려놓고 엄지로 부드럽게 눌러주렴. 검지는 힘을 빼고 재치 있게 움직여야 돼.” 물론 언젠가는 보란 듯이 성공할 것이지만 아이 자신도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에게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가만 보니 젓가락질은 참 어렵습니다. 젓가락 두 짝, 서로의 높이를 맞추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높은 녀석은 자랑 질 그만두고 키를 낮춰야합니다. 작은 녀석은 수줍음 그만 떨고 분발해야합니다. 이 두 선수를 위해 무려 30여개의 관절과 64개 근육이 함께 응원합니다. 그야말로 협력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행위예술입니다.
반면 포크질은 마냥 쉽습니다. 그저 빠르고 편리합니다. 초점을 맞추고 그냥 힘주어 찌르면 성공입니다. 대충대충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포크는 만나는 존재마다 상처를 냅니다. 상처를 내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없는 것이 포크입니다. 결정적으로 포크는 혼자서 일합니다. 손발을 맞출 파트너가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한손에 다른 이와 함께하는 것이 거추장스럽게 여겨집니다. 꽤 많은 성도들이 포크처럼 신앙생활 하는 것 같습니다. 간섭 없는 신앙생활, 함께 하는 것보다 개인의 사생활이 더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 하셨습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이루는 성도 한 사람 한사람을 지체라 했고, 그리스도는 그 몸의 머리라 하셨습니다. 우리 몸에 필요 없는 지체는 없습니다. 지체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를 위해 존재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지체라 해도 몸을 떠나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지체가 아프거나 지체의 역할을 못하면 다른 지체가 그 짐을 져야하고 고통을 받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함께 기도하고 함께 전도하고 함께 주의 일을 이루시기 원하십니다.
“우리는 유대 사람이든지, 그리스 사람이든지, 종이든지, 자유자이든지, 모두 한 성령으로 침례를 받아서 한 몸이 되었고, 또 모두 한 성령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몸은 한 지체가 아니라, 여러 지체로 되어 있습니다. 발이 말하기를 "나는 손이 아니니, 몸에 속한 것이 아니다" 한다고 해서 발이 몸에 속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또 귀가 말하기를 "나는 눈이 아니니, 몸에 속한 것이 아니다" 한다고 해서 귀가 몸에 속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 그런데 실은 지체는 여럿이지만, 몸은 하나입니다.”(고전 12: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