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관목사의 ‘친정필세’
‘거짓증거 하지 말라.’는 제 9계명을 적극적으로 지키는 방법은 거짓증거를 넘어서 좋은 말을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친정필세’라는 단어를 언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말의 폐해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우리는 쉽게 말을 내뱉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받을 수 있고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잠언서에도 ‘횃불을 던지고 화살을 쏘아서 사람을 죽이는 미친 사람이 있다. 이웃을 속이고서도 "농담도 못하냐?" 하고 말하는 사람도 그러하다.’ 했습니다.
그래서 말은 자동차의 엔진 오일을 체크하는 막대기와 같습니다. 막대기를 쿡 찍어서 꺼내 보면 그 안에 시커먼 더러운 오일이 있는지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아무리 좋은 모습으로 치장하고 있어도 우리의 말을 보면 내 속 저 깊이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말하기 전에 잠깐 친.정.필.세를 새겨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교회를 반드시(필) 세우자’ 라는 의미로 ‘친.정.필.세’를 기억하면 되겠습니다. 첫째는 친절한 말인가를 생각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느껴질 지 생각도 안 해보고 상처가 되는 얘기를 쉽게 툭툭 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둘째는 정직한 말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남에 관하여 늘 불확실한 얘기를 하거나 들은 얘기에 내 이야기를 덧붙여서 사실처럼 얘기합니다. 따라서 사실만을 이야기하고 사실이 아닌 부분이 실수로 입에서 나갔을 때에는 ‘사실 이건 내 생각이고 들은 것은 여기까지다’ 라고 정정하는 정직함을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세째는 필요한 말인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안 해도 되는 말을 참 많이 하고 삽니다. 안 해서 후회가 되는 경우보다는 해서 후회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을 보면 틀림없습니다. 따라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을 때는 내 말이 이 자리에 꼭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고 아니라면 자제하는 훈련을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워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두 세 사람이 모여서 자기와 상관없는 다른 사람의 이슈를 얘기하는 뒷담화의 습관은 반드시 교회에서 퇴치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내 얘기를 하는 것만큼 싫은 것이 없는데 만약 그 대상이 나라면 어떻겠습니까? 이런 좋은 언어습관을 익힐 때 우리의 공동체는 훨씬 더 따뜻하고 정겨운 곳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