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성 교수 연수보고서(1)
아래의 내용은 고려신학대학원 대학원장인(현 은퇴) 김순성 교수의 휴스톤 서울교회 연수소감문입니다.
휴스턴을 다녀온 많은 분들로부터 감동과 감탄의 말들을 익히 들어온 터라 이번 기회를 통해 가정교회에 깊숙이 숨겨진 부분, 눈에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가정교회를 떠받치고 가정교회를 가정교회답게 만드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이를 한 눈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다. 여러 요인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두 주간의 짧은 기간에 몇몇 목자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한 번의 목장 참관만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다. 여러 목자들을 만날수록 점점 미궁에 빠져들었다. 마치 양파껍질을 까듯 계속 다른 모습이 보였다. 뭔가 보일 듯 보이지 않았고,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기도, 말씀, 순종 등의 단어들이 쉽게 눈에 들어왔지만 마음에 차지 않았다. 가정교회가 신약교회 본질을 추구하는 교회라면 그 밑바닥에 전통교회가 잃어버린, 차별화된 뭔가가 있어야 했다. 계속 고민하던 내게 ‘치밀함’과 ‘치열함’이라는 두 단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목장은 단어가 시사하듯 평화롭고 낭만적인 곳이 결코 아니었다. 그저 은혜와 감동이 넘치는 곳이 아니었다. 치열한 몸부림의 현장이었다. 맹렬한 전쟁터였다. 또 다른 차원의 아픔과 고통, 상처와 눈물이 배여 있는 곳이었다. 담임목사의 삶과 사역 또한 치열함 그 자체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치열함은 내게 그대로 전해졌다.
이렇게 치열하게 목회하는 목사가 또 있을까 생각될 정도였다. 그의 치열함 이면에는 치밀함이라는 또 다른 모습이 감추어 있었다. 치열함이 뜨거움, 열정이라면, 치밀함은 차가움, 냉철함이라 할 수 있다. 묘하게도 이 두 가지가 하나로 어우러져 목회자의 리더십과 영성을 형성하고 있었고, 가정교회를 한바탕 생명의 춤마당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눈물 속에 기쁨이 있었고, 아픔 속에 웃음이 있었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 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6:10).” 성경이 묘사하는 신약교회 사역자와 성도의 모습이 21세기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