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장사역을 하면서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목자사역에서 물러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사역이 아무리 힘들어도 사역의 현장을 떠나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도 하고, 정 힘들면 짧은 안식 월을 통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사역의 현장으로 돌아오라고 하지만 당사자들은 워낙 힘이 들어서인지 아예 사역의 현장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늘 이 부분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해 봅니다. 아래는 최영기 목사님의 글입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목자에게는 은퇴가 없습니다. 목자는 직분이 아니고 삶이기 때문입니다. 육신의 부모가 나이가 들었다고 아버지 어머니 자리에서 물러나는 법이 없듯 영적 부모인 목자부부도 같습니다. 삶으로서의 목자 사역을 하려면 지나치게 열매에 연연해하지 말고, 여유를 가져야합니다. 열매가 있을 때에는 열매 맺는 기쁨을 즐기고, 열매가 없을 때에는 참고 기다리며 예수님 닮아가는 기쁨을 즐겨야합니다.
목장은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습니다. 폐쇄 직전까지 갔던 목장이 부흥하여 분가를 하는 경우도 있고, 연수 오신 분들로 흥청대던 목장이 목자 내외만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장이 부흥한다고 자랑하지도 말고, 목장이 부흥 안 된다고 낙심하지도 말아야합니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것을 기뻐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한결같이 섬겨야 합니다.
은퇴(retire)라는 영어 단어를 re-tire라고 표기하면서, 은퇴란 새 사역을 위하여 바퀴를 가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천국 백성에게 은퇴란 없습니다. 사역이 바뀔 뿐입니다. 저도 금년에 은퇴하지만, 담임목회 사역에서 은퇴하는 것이지 사역 자체에서 은퇴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 할 수 있는 작은 사역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역을 찾아 충성해 보려고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천국에 상급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